컨텐츠 바로가기

05.24 (금)

한국 외교장관, 1년 9개월 만에 방중... '시진핑 방한' 이슈 꺼낼까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조태열 장관, 왕이 외교부장과 첫 대면
북한 도발·탈북민·대만 등 난제 수두룩
"시진핑 방한 분위기도 무르익지 않아"
한국일보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일 호주 멜버른에서 열린 제6차 한-호주 '외교·국방(2+2)' 장관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외교부 제공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13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을 갖는다. 윤석열 정부 들어 1년 9개월 만의 한국 외교장관 방중이다. 누적된 양국 간 갈등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다소 이완되겠지만 △대북 압박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 △시진핑 국가주석의 방한 등 한국 측 의제에 중국이 적극 호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12일 외교부와 주한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조 장관은 왕 부장 초청으로 13일 베이징을 방문, 한중 외교장관회담에 나선다. 윤 정부 외교부 장관의 방중은 2022년 8월 박진 당시 장관의 산둥성 칭다오 방문 이후 처음이다. 조 장관은 취임 약 한 달 만인 지난 2월 왕 부장과 첫 통화를 했지만 대면 회담은 없었.

조 장관의 이번 방중은 최근까지 원활하지 못했던 한중 간 고위급 소통의 물꼬를 틀 것으로 예상된다. 오는 26, 27일 서울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의를 앞두고 있는 만큼 정상회의 계기에 열릴 윤 대통령과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 간 양자회담 준비 논의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차관급 전략대화와 '2+2(외교·안보)대화' 등 수년째 중단된 양국 간 고위급 대화 재개 방안도 이번 회담 의제에 오를 전망이다.

하지만 주요 쟁점에 대한 양측 시각 차는 당장 좁혀지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조 장관은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군사 도발을 자제시키기 위한 중국 측 역할과 중국 내 탈북민 강제 북송 중단을 요구할 전망이다. 또한 안정적 공급망 유지를 위한 소통도 언급할 예정이다.

이에 반해 중국은 대만·남중국해·공급망 갈등 문제와 관련, 미국의 대(對)중국 압박 노선에 한국이 끌려다니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모두 한중 상호 간 적극 호응하기는 어려운 의제들이다.
한국일보

국빈 방한 중인 시진핑(왼쪽) 중국 국가주석이 2014년 7월 4일 서울대에서 강연을 한 뒤 오연천 당시 총장으로부터 선물을 받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시 주석의 방한 문제 논의 향배도 주목된다. 시 주석이 한국을 방문한 것은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4년 7월이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정부는 '이제는 시 주석이 방한할 차례'라는 입장이지만, 거듭된 한중 갈등으로 시 주석 방한 논의는 진전되지 못했다. 베이징의 한 외교 소식통은 "중국에선 여전히 (한미) 동맹 중심의 외교 정책을 펴고 있는 윤석열 정부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해 '시 주석의 한국행'이라는 '빅 이벤트'를 추진할 만큼 분위기가 무르익지 않았다"고 전했다.

또한 이미 이달 말 중국 권력 서열 2위이자 행정수반 격인 리창 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는 점도 시 주석 조기 방한 가능성을 낮추는 요인이다. 중국으로선 리 총리가 서울에 가는 것으로 고위급 인사의 방한 의무 부담을 상당 부분 덜었다고 여길 수 있다는 얘기다.

공교롭게도 조 장관의 방중은 최근 정재호 주중국 대사의 갑질 의혹·불통 논란과 맞물려 이뤄진다. 정 대사 갑질 의혹에 대해 감사를 벌여온 외교부는 지난 8일 "정 대사에 대한 조 장관 명의의 '구두 주의 환기' 조치가 필요하다"고 결론 냈다. 조 장관이 어수선한 대사관 분위기를 다잡기 위한 정 대사의 노력을 당부할지도 주목된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peoplepeople@hankookilbo.com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