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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러, 우크라 동북부로 기갑부대 진격…우크라 “새 방향에서 공격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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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 도시인 하르키우 위치

“완충지대 구축” “성동격서”

러시아 의도 놓고 해석 분분

경향신문

모녀의 눈물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 보우찬스크 마을의 82세 여성이 11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집에서 남편이 숨지자 딸과 함께 대피하면서 울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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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제2도시 하르키우가 있는 동북부 방면으로 지상전을 개시하며 이틀째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러시아 국방부는 11일(현지시간) 동북부 하르키우주에서 5개 마을을 해방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의 점령 여부를 공식 확인하지는 않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우리 군대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보호하기 위해 이틀째 반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현지 언론들은 러시아군이 하르키우 외곽 5개 마을을 점령했다고 보도했다. 올레우 시네후보우 하르키우 주지사는 “치열한 전투가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주도 하르키우시에 대한 지상 공격 위협은 현재까지 없다고 전했다.

러시아군은 전날 새벽 하르키우 북쪽 접경 지역인 러시아 벨고로드에서 기갑 부대로 국경을 넘어 진격하며 지상전을 시작했다. 그간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를 중심으로 전선이 형성됐고, 특히 올해 들어선 동부전선에서 전투가 집중된 것을 고려하면 새로운 전선이 열린 셈이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같은 날 “러시아가 새로운 방향으로 공격을 시작했다”고 알렸다.

러시아의 진군이 우크라이나 측 민병대의 잦은 공격을 받아온 러시아 국경지대 벨고로드 쪽에서 시작됐다는 점에서 러시아 영토 방어를 위한 ‘완충지대’ 구축에 목적이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월 대선에서 5선을 확정한 뒤 자국 영토를 보호할 ‘완충지대’를 우크라이나 내에 구축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군 내부에서는 러시아가 하르키우에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해 최대 10㎞까지 진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러시아군의 동북부 지상전 개시가 동부전선에서 승기를 잡기 위한 ‘성동격서 전략’이란 해석도 있다. 미국 싱크탱크 전쟁연구소(ISW)는 10일 보고서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전선의 다른 지역에서 진격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병력과 물자를 하르키우 쪽으로 끌어들이려는 전략적 목표를 설정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군의 제한된 자원을 산개해 병력 상황이 악화되는 것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ISW는 러시아가 동북부에서 제한된 수준의 작전을 벌이고 있으며, 하르키우를 포위할 동북부 배치 병력 역시 부족하다는 점에서 하르키우 점령 가능성은 단기적으로 낮게 봤다.

러시아군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직후 하르키우를 공격해 일부 지역을 점령했지만, 같은 해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으로 퇴각한 바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러시아가 향후 몇주간 (북동쪽에서) 더 전진할 가능성이 있지만 큰 돌파는 예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선명수 기자 sm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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