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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男도 아닌 女도 아닌' 가수, 유럽 최대 팝 축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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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 등 배출한 유럽 최대 팝음악 축제 유로비전

'자격 논란' 이스라엘 가수 골란은 5위

유럽 최대 팝 음악 축제 '유로비전'에 스위스 대표로 출전한 '니모'(NEMO)가 우승했다. 니모는 자신을 남성도 여성도 아닌 제3의 성 '논 바이너리'(non-binary·이분법적 성별 구분에서 벗어난 성 정체성)라고 밝힌 성 소수자다. 유로비전 대회에서 논 바이너리가 우승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회 참가를 두고 논란이 일었던 이스라엘 가수 에덴 골란은 5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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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유로비전 송 콘테스트 결승전에서 우승한 스위스 출신 가수 니모. [사진=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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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로이터, AP, AFP 등 외신에 따르면 저녁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유로비전 결승전에서 스위스 대표 니모의 출품곡 '더 코드'(The Code)가 591점을 받아 우승했다.

'더 코드'는 성 소수자인 니모가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 떠나는 여정을 그린 곡이며, 스위스 대표가 유로비전에서 우승한 것은 1998년 셀린 디옹 이후 처음이다.

그는 "더 코드는 내가 남자도 여자도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그린 곡"이라며 "내 인생을 바꾸고, 내 인생에 대해 말하는 노래가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고 그들도 진실할 수 있도록 영감을 줬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고 감격해했다. 이어 "이 대회가 모든 사람의 평화와 존엄성을 지키는 대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로비전은 1956년 시작된 유럽 대륙 최대의 국가 대항 가요제다. 가수 아바(ABBA) 등을 배출했다. 매년 결승전만 약 2억 명 인구가 시청한다. 올해 참가한 37개국은 자국 대표로 1팀의 가수를 출전시키고, 대회 기간 중 전 세계에서 이뤄지는 투표를 통해 우승자를 뽑는다.

올해 대회는 이스라엘의 참가를 놓고 초반부터 거센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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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가수 에덴 골란이 스웨덴 말뫼에서 열린 유로비전 준결선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사진=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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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는 이스라엘의 참가를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팔레스타인 민간인 희생자를 대거 양산하고 있는 이스라엘이 비정치적 음악 축제를 지향하는 유로비전에 출전해 '이미지 세탁'을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주최 측인 유럽방송연합(EBS)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아 2022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대회 참가를 금지했던 EBS가 이스라엘에는 '이중 잣대'를 적용한다며 논란이 일었다. 특히 이스라엘 대표로 참가한 골란은 당초 신청한 참가곡 '10월의 비'의 제목과 가사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연상시킨다는 정치적 중립성 논란까지 일으키기도 했다. 골란은 노래 제목을 '허리케인'으로 바꾸고 가사도 일부 수정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골란이 공연할 당시 일부 관중이 야유를 보냈고, 일부는 이에 맞서 환호성으로 그를 응원했다.

이스라엘은 유럽에 속해 있지는 않지만, EBS 정회원 자격으로 1973년부터 유로비전에 참가해왔다. 4차례 우승하기도 했다. 일부 참가자들은 평화에 대해 언급하며 주최 측의 결정을 에둘러 비판했다

프랑스 대표로 참가한 슬리먼은 리허설 도중 "여기 있는 모든 예술가가 사랑과 평화에 대해 노래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또 포르투갈 가수 욜란다는 팔레스타인과 연대를 상징하는 스카프 카피예와 비슷한 체크무늬 인조손톱 장식을 하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소진 기자 adsurd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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