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무 생각없이 오래 있으면 1등하는, 멍 때리기 대회가 열렸습니다. 공부에 지친 초등학생부터, 정신과 의사까지 생각 없는 시간을 즐겼습니다.
바쁘고 치열한 현대 사회에서 정신적 휴식이 주는 의미를 알리는 이색 대회 현장에 이광희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한강 잠수교에 무표정하게 드러누워 있거나 집에서 TV를 보듯 팔로 머리를 괸 사람들이 있습니다.
올해로 10년째인 멍때리기 대회 참가자들입니다.
인형탈 참가자
"오늘 멍때리기 대회 어떤 각오로 참가하셨어요?" {"…."}
홍승혜 조수희 전미솔 / 숙명여대 무용과 3학년
"꼴등 아니면 1등! 모 아니면 도! 레츠 고!"
90분 동안 멍하니 있으면 됩니다.
말을 할 수 없는 참가자들은 색깔카드를 들면 마사지, 물, 부채질 등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80팀이 본선에 올랐는데, 전현직 쇼트트랙 선수, 정신과의사 등 다양한 시민들이 참가했습니다.
곽윤기 / 前 쇼트트랙 국가대표
"(옆에 후배들은) 운동이 끝난 쉬는 시간 때 한마디도 하지 않고 멍을 정말 잘 때립니다. 선배의 말도 듣지 않을 정도로."
아버지와 함께 참가한 초등학생도 눈에 띕니다.
강유준 / 옥수초 2학년
"학교랑 학원 가느라 좀 힘들어 가지고 쉬고 싶어서."
강민구 / 학부모
"이렇게 힘들어하는 줄 몰랐고요. 오늘 좀 많이 잘 비우고 놀다 가겠습니다."
평균 심박수가 낮고 관객 투표를 많이 받으면 우승하게 되지만 상금은 없습니다.
대회 참가자이기도 한 정신과 의사는 심리를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합니다.
세실리 레이먼 / 정신과 의사
"멍때리기를 하면 현재를 즐길 수 있고, 걱정과 슬픈 감정을 완화해줍니다."
일상에 지친 시민들이 한강을 보며 머리를 식혔습니다.
TV조선 이광희입니다.
이광희 기자(anytime@chosun.com)
- Copyrights ⓒ 조선일보 & chosun.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