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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시중은행 여신 규모 4% 커질 때 부실대출은 30%↑…PF 건전성 우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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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청구서' 본격화…상매각 2년새 4배↑

'부동산 PF 정상화' 위해 은행 신규자금 투입

투자 손실 불가피…충당금 추가 적립 가능성

아주경제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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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경기 둔화 등의 여파로 시중은행의 자산건전성이 악화하고 있다. 연체율 상승, 부실채권 증가 같은 건전성 위험이 커지고 있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여파에서도 자유롭지 못해 속이 타는 상황이다.
'고금리 청구서' 대기중…부실대출 확대 우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총여신 규모는 1648조804억원으로 전년(1588조9057억원) 대비 3.7% 증가했다.

같은 기간 고정이하여신과 무수익여신을 합한 부실대출은 6조1853억원에서 8조151억원으로 29.6% 늘었다. 총여신 규모보다 부실대출 증가세가 8배 빠른 것이다. 고정이하여신은 3개월 이상 연체가 발생한 대출, 무수익여신은 원리금에 이자까지 받지 못하는 대출이다. 작년 고금리에 이자 비용이 커졌고, 그만큼 연체하는 차주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이는 저금리 시대였던 2020~2022년과 비교하면 확연한 증가세다. 예컨대, 2021년 5대 시중은행의 부실대출은 6조72339억원으로 전년(8조7099억원) 대비 23% 축소한 반면 총여신 규모는 1383조5607억원에서 1508조6921억원으로 9% 증가에 그쳤다. 저금리에 이자 부담이 낮은 만큼 연체율도 적었던 것이다.

은행 중에서는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의 부실대출 규모가 두드러졌다. 고정이하여신의 경우 각각 1조1551억원, 1조1079억원으로 두 곳만 1조원을 돌파했다. 증가세 측면에서 봐도 고정이하여신은 KB국민은행(60.7%), 무수익여신은 NH농협은행(49.7%)의 증가 속도가 가장 빨랐다.

최근 기준금리 인하 시기가 지연되고 있어 올해 하반기 부실대출 심각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금융권은 보고 있다. 고금리가 계속되면 자연스레 신규 대출은 줄고, 총여신 중 부실대출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부실채권 대응력 '균열'…"고금리 기조 속 우려 여전"

이른바 '코로나 청구서'가 본격화되면서 금융권, 특히 시중은행은 부실채권을 대거 상각 또는 매각하는 형태로 자본건전성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

5대 은행은 1분기 중에만 1조6079억원 상당의 부실 채권을 상·매각했다. 지난해 1분기(8536억원)보다 88.4% 늘어난 규모다. 2022년 1분기(4180억원)와 비교하면 2년 새 4배 가까이 증가했다.

당국이 '부동산 PF 정상화'를 위해 은행과 보험사의 신규자금 투입을 유도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디케이트론이 금융권 건전성을 위협하는 또 다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금융권의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136조원, 이 가운데 브리지론 규모가 30조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권 신디케이트론 규모는 조 단위가 예상된다.

투자가 이뤄진다고 해도 부동산 경기 흐름상 PF 사업장에 대한 부실 우려가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사들이 사업성이 낮은 PF 사업장을 떠안을 경우 그만큼 투자 손실이 불가피하고 충당금을 추가 적립할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약화하고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부실률도 일정 기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며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PF 구조조정을 은행권에 떠넘기는 방식은 대규모 부실이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은행 입장에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주경제=안선영·김수지 기자 asy728@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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