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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이슈 미술의 세계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 욕망의 그림자 속으로...연극 '맥베스'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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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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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뉴스 김수민 기자] 셰익스피어의 '맥베스'가 배우 황정민과 함께 다시 무대에 오른다.

지난 10일 서울 국립극장 하늘극장에서 연극 '맥베스'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이날은 배우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과 양정웅 연출이 참석했다.

'맥베스'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스코틀랜드 왕 맥베스가 죄책감 속에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예술적 표현을 통해 고전에서 느낄 수 있는 장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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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정웅 연출은 오랫동안 사랑받아온 작품 '멕베스'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20년만에 새롭게 도전하는 작품이다. 2004년에 LG아트센터에서 '환'이라는 작품을 통해 동양적인 '맥베스'를 시도했었는데, 원작보다는 개인적인 재해석이나 동양적인 모습을 시도했었다"면서 "이번에는 배우님들을 모시고 정통에 가깝게 셰익스피어의 압축적인 대사와 완성도가 높은 마지막 비극을 셰익스피어의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현대적인 미장센과 함께 만들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황정민은 자신이 맡은 캐릭터 맥베스에 대해 "맥베스는 한 마을의 영주였는데, 당신이 왕이 된다는 어떤 예언에 휩싸여서 탐욕과 욕망의 끝을 향해 가는 인물"이라며, "쉽게 말하면 구청장이었는데, 대통령이 된다는 말을 듣고 결국 자신의 무덤을 파게 되고 죽음을 목전에 두고 탐욕의 끝을 보며 뒤돌아보는 인물"이라 설명했다.

그는 평소 하고 싶었던 작품으로 '맥베스'를 언급해 왔다. 이에 대해 "수많은 분들이 이 작품을 오마주했고, 다시 재창작해서 공연을 올렸기에 수많은 작품과 레퍼런스들이 있다. 또한, 다른 작품들에 비해 2시간의 분량의 함축적인 작품으로 그 당시에 글을 쓰는 능력이 굉장히 좋았다고 말할 수 있는 만큼 후대들이 해석하고 공부할 수 있는 거리가 너무 많아 맥베스를 당연히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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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진은 레이디 맥베스 역을 맡았다., 이에 대해 "남편인 멕베스가 왕이 되기를 간절히 욕망하는 인물이자 맥베스가 가진 욕망 또한 옆에서 같이 일깨우고 부축이기도 하는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맥베스라는 인물이 결국엔 비극적인 파멸로 이르게 되는데 굉장히 큰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다. 인간다움을 져버리고 자신의 욕망을 쟁취하기 위해 행동해나가는 강한 의지들, 그것으로부터 얻게되는 불안, 두려움, 죄책감 등 다양한 복잡한 감정의 변화들을 관객분들이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잘 찾아서 연기해보고 싶다"고 전했다.

뱅코우 역을 맡은 송일국은 "뱅코우를 향한 두려움이 뿌리처럼 깊어간다. 절대 꺾이지 않을 기개를 갖췄다… 이 대사처럼 뱅코우는 시기, 두려움으로 결국 맥배스에게 살해당하는 인물"이라 설명했다. 그는 제작진이 뽑은 가장 싱크로율 높은 배우에 선정됐는데, "과찬이고, 뱅커우의 멋진 모습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이다. 살을 먼저 빼야할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수많은 배우 중 황정민, 김소진, 송일국을 선택한 이유가 뭘까.

양정웅 연출은 "황정민씨가 평소에 멕베스를 하고 싶어하고 가장 사랑하는 캐릭터라는 말을 전해들었다. 사실, 맥베스가 현대에 필요한 문제 의식을 담고 있는 작품이어서 황정민씨가 최적이라 생각했다"라고 캐스팅 비하인드를 밝혔다. 김소진에 대해서는 "다른 공연이나 영화로 보면서 너무 우아하고 멋진 배우라 생각했다. 딕션의 표현이나 화술의 묘미를 너무 잘 살리는 배우라 같이 해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송일국은 보자마자 뱅코우라는 생각이 들었다. 올곧고 너무 그 캐릭터라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캐스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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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은 "타이틀 롤을 맡는 것 자체가 부담이 안된다고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솔직히 연극이라는 작품을 할 때 저 개인적으로는 힐링하는 시간과 공간이다. 그게 저한테는 너무 행복한 시간이다. 영화랑은 또 다른 결인 것 같고, 배우로서의 관객들과 소통하면서 힐링할 수 있는 시간이다. 부담도 있지만 관객들과 빠르게 만나고 싶은 이유는 그런 기분 좋음이 있어서 이다. 그래서 부담이 덜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또한 "배우들의 나이차가 다양한데 젊은 배우들을 보면서 나도 저렇게 잘 움직이는 시절이 있었나 하는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다"고 전했다.

황정민과 김소진은 이전에 호흡을 맞춘 적이 없다. 이에 황정민은 "내가 남자들이랑만 연기를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김소진은 "이 역할이 굉장히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고 중요한 인물인데 선배님이 하신다는 것 자체로 든든하고 의지되고 안정감을 느낀다. 일국 선배님도 말씀은 별로 안하시지만 굉장히 진중하고 푸근하고 듬직하고 정말 또 연출님 또한 많은 작품들 속에서 연출님만의 새로운 고민과 해석들을 무대에서 보여주신다. 모든 같이 하는 사람들이 의심의 여지 없이 신뢰감이 들고 지금은 하루하루 연습하는게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아주 행복하게 즐겁게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함께하는 스텝분들, 배우분들 한분 한분이 너무 열과 성의를 다해서 굉장히 집중력있게 연습에 참여하고 있다. 그래서 저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이렇게 쭉 가면 정말 좋은 결과물로 관객들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저희만의 창의적인 시도와 시선들을 보태서 더 풍성하게 관객분들에게 좋은 작품으로 선물될 수 있게끔 노력하고 싶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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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민은 2018년과 2022년에 공연된 '리차드 3세'에 이어 '맥베스'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두 번째로 선보인다. 그는 최근 고전적인 작품을 계속 하는 것에 대해 "어릴때 선배들이 했던 고전들을 보고 자랐며 공부했고, 고전에서 오는 기본을 알고 배우게 되어서 좋다. 요즘 극장을 보면 고전극을 하는 극장이 솔직히 거의 없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극도 하겠지만, 고전극도 계속 하고 싶다"고 밝혔다.

황정민이 그렇듯 매체에서 무대로 돌아오는 스타들이 많다. 황정민은 "그분들도 제가 느꼈듯이 느꼈겠죠. 어떻게 보면 드라마나 영화같은 경우는 배우의 예술이라기 보다는 감독의 예술에 가까운 작업이고 연극은 막이 올라간 시간 동안은 제 공간이고 배우들로 어울어지는 공간, 관객들과 만나는 공간이어서 그런게 아닌지…"라고 전했다.

송일국은 제작발표회 장소가 첫 공연 장소라며, 2016년에 해오름극장에서 했던 '햄릿'의 마지막 장면에서 관객들이 나갈때까지 통곡했음을 밝혔다. "노배우들이 빈 관객석을 등지고 서거든요. 그게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빈 객석을 바라봤을 때 두려움, 설레임, 긴장감 그런것들이 지나가면서 느껴지는 형용할 수 없는 감정 때문에 한참 울었던 기억이 있다. 무대에 발을 디디는 것 많으로 굉장히 설레고 영광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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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연출은 '맥베스'가 워낙 매력이 많은 작품인 것 같다며 "현대인들이 브레이커 없이 욕망에 빠져드는 순간 쾌락과 욕망의 끝을 향해 달려가고 이로 인해 생기는 양심의 문제, 상실감, 죄책감을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고, 유사한 욕망에서 인간이 얼마나 허덕이는지 공감하고 제 삶을 반추했다. 이런 내용을 잘 담은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어떻게 하면 그 맛을 흐트리지 않고 최대한 언어의 맛과 미학적 완성도를 가진 멕베드가 가지고 있는 되게 상징적이고 은유적인 본성적인 것을 표현하고자 했고, 비주얼적으로 미쟝센에 공을 드렸다"고 말했다.

그는 여신동 미술감독과 만나서 어떻게 하면 매 장면이 시그니처가 될 수 있을지 시각적인 부분에 대해서 연구하는 중이라 전했다. 그는 "굉장히 현대적인 비주얼로 무대를 꾸미고 있으며 상징적인 개념 등을 사용하고 있다. 창고와 폐허 속하수구 같은 장소와 마녀와 유령의 등장으로 오컬트 같은 판타지적인 작품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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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다유니 작가가 작업한 포스터에 대해 양정웅은 "이전에 요시다유니의 작품을 보고 감명받았다. 사석에서 만나 나중에 기회되면 제 포스터를 제작해달라 부탁드렸는데, 너무 흔쾌히 해주셨다. '맥베스'의 원론적인 요소를 딱 캐치해서 너무 잘 해주셔서 깜짝 놀랐고 영광스러운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김소진은 포스터에 대해 "굉장히 창의적이고 시적인 작업이었다. 맥베스라는 작품이 가진 상징적인 요소들을 잘 캐치해서 녹여내준것 같고 저는 크게 한게 없어요"라며, "작가님이 생각하신 의도가 굉장히 분명했기 때문에 내가 그걸 수행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작업했다. 작은 소품까진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프로페셔널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최근 백상예술대상에서 상 수상 시 아내를 언급하며 눈물을 흘린 황정민은 "그날 아침에 아내랑 대판 싸워서 그렇다"며 농담을 던졌다. 그는 '맥베스'의 프로듀서인 아내 김미혜에 대해 본인 삶의 가장 친한 친구라고 언급했다. "가장 친한 친구와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 너무 행복하고, 혼자 고민하는 것 보다 더 많은 것을 생각 할 수 있어 훨씬 좋다. 그가 저를 내치지 않는 이상 계속 같이 작업할 것 같은데 저는 좋다"고 말했다.

한편, '맥베스'는 오는 7월 13일부터 8월 18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극장에서 공연된다.

문화뉴스 / 김수민 기자 press@mhns.co.kr

[사진 = 샘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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