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3 (목)

이슈 하마스·이스라엘 무력충돌

또 대피령, 가자 전면전 우려…바이든 "하마스 인질 풀면 내일 휴전"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라파 주민 30만명 추가 이동… 대피 지역 '알마와시' 이미 과밀
위생시설·텐트 등 인프라 턱없이 부족…유엔 등 국제사회 비난

머니투데이

이스라엘군의 공습과 지상 공격으로 피란길에 나선 팔레스타인인들이 10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라파 서쪽의 임시 천막촌에 도착하고 있다./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알 마와시(인도주의 지역)는 이미 사람들로 가득 차 있다. 가고 싶지만 갈 곳이 없다."(가자지구 주민 아부 리얄라)

11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남쪽 국경 도시인 라파의 동부 지역에 추가 대피 명령을 내리고 공격을 강화하자 30만명의 가자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인도주의 지역'인 알 마와시로 이동하라는 통보지만 더이상 가자 주민들에게 인도주의적인 지역은 없다. 휴전 협상이 결실을 맺지 못한 가운데 본격 지상전 우려가 커진다.

주요 외신들을 종합하면 이스라엘 방위군은 이날 소셜미디어와 현지 전단지를 통해 "추가로 라파 동부 지역 주민들에게 라파에서 북쪽에 있는 해안 지역인 알 마와시의 확장된 인도주의 지역으로 일시적으로 대피할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스라엘이 지난 6일 라파 동쪽 끝에 지상군을 파견하고 이집트와의 국경 검문소 주변을 점령한 이래 약 15만명이 라파를 탈출한 것으로 추정한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권장한 인도주의 구역조차 안전하지 않고 이들을 감당할 장비도 부족하다. 샤를 미셸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의장은 "라파에 갇힌 민간인을 안전하지 않은 지역으로 대피하라는 명령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확대된 대피 명령을 비판했다.

이스라엘군은 지난주 이집트와 맞대고 있는 라파 국경을 장악했고, 그 이후로 도시 안팎에서 강화된 포격과 전투를 지속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보건 당국은 지난 6일 이후 이스라엘의 라파 공습으로 수십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10일 라파 동·서를 가르는 도로를 점령하며 라파 동부 지역을 포위한 상태다.

머니투데이

지난 10일(현지시각) 가자지구 데이르 알발라에서 식량을 배급받으려는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식기를 들고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AP=뉴시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최근 몇 주간 베이트 하눈, 자이툰 인근 등 기존 가자 북부지역에서도 하마스(팔레스타인 무장정파)의 무장 활동에 대처하고 있다. 군 대변인은 11일 자이툰에서 팔레스타인 무장세력 30명을 사살했고, 자발리야 주변에서 군사력을 재구축하려는 하마스를 저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플래닛랩스(Planet Labs)의 위성이미지에는 이스라엘과 가자 남동부 사이 통로인 케렘 샬롬 근처에 이스라엘 군용 차량이 집결된 모습이 담겨있고 다른 사진에는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 국경지역 근처에 집결한 모습이 담겨있다. 케렘 샬롬과 라파 횡단로는 가자 전역의 배송을 지원하는 데 필수적이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최근 사흘간 어떤 인도주의적 구호품도 가자지구에 전달되지 못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라파에서 인도주의 지역인 알 마와시까지의 차량 운송 비용은 지난주에 두 배로 증가해 약 70만원으로 뛰었다.

목숨을 담보로 피난길에 올라 알 마와시에 도착해도 가족이 대피할 자리는 충분치 않다. 이번 주 대피가 시작되기 전 45만명을 수용하고 있던 알 마와시는 이미 과밀 상태다. 텐트 사이에는 위생 기반 시설을 위한 공간이나 화재 발생 시 화재 확산을 방지할 공간이 없다. 가자시티 슈자이야 지역의 수련의인 암자드 알란카르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에 "화장실이나 샤워실이 충분하지 않다"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라파 공습 시 이스라엘에 공격용 무기를 지원하지 않기로 했으나 정확히 어떤 수위를 '라파 공격'으로 간주할지는 분명하게 제시하지 않았다. 분석가들은 이 같은 미국의 결정이 이스라엘의 라파 공격을 멈추는 데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반면 미 공화당과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의 이번 결정이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친팔레스타인 시위가 미국과 여러 나라로 확산한 가운데 이번 중동 문제 관련해 다소 모호한 입장을 보이는 바이든 대통령은 11일 하마스가 가자에 억류된 인질을 석방할 경우 "내일 휴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