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에 경고와 지원 미국의 강온전략, 라파 진격 막을까

WP "바이든 행정부, 이스라엘에 하마스 지도부 은신처 정보 제공"

"대규모 피란촌 건설 지원 제안"

"이스라엘에 라파 진격 저지 대안"

"이스라엘, 비공개 논의 때 80만명 대피 전, 라파 진입 않을 것"

한 팔레스타인 여성과 소년이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철조망을 따라 걸어가고 있다./AFP·연합뉴스

아시아투데이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막기 위해 이스라엘에 강·온 전략을 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라파에 대한 전면전을 감행하지 않는 대가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도부 은신처 정보 제공, 대규모 피란촌 건설 지원 등을 이스라엘에 제안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11일(현지시간) 4명의 미국 관리를 인용해 보도했다.

WP는 바이든 행정부가 이스라엘군이 하마스 지도부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고, 하마스의 숨겨진 땅굴을 찾는 데 도움이 되는 민감한 정보를 제공할 것이라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바이든 행정부는 이스라엘이 라파에서 대피하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지낼 수 있는 텐트 도시를 건설할 수 있도록 수천 개의 피란처를 제공하고, 식량·물·의약품 공급 시스템 건설을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이 관리들은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과 그의 고위 보좌관들은 최근 7주 동안 이스라엘군의 명령에 따라 가자지구 다른 지역에서 탈출한 약 13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피난하고 있는 라파에서 보다 제한적이고, 표적화된 작전을 수행하도록 설득하기 위해 이러한 제안을 해왔다고 WP는 설명했다.

팔레스타인인들이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수레를 타고 피난을 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팔레스타인인들이 1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에서 손수레를 밀면서 피난을 가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찍은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의 피난촌./로이터·연합뉴스

미국 국제개발처(USAID)의 전문가들을 포함한 바이든 행정부 관리들은 현재 라파의 낡고 비위생적인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는 수십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은 안전하게 이주시키는 데 수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보고, 구호단체들은 안전한 대피가 거의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이스라엘 관리들은 이러한 평가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실제 이스라엘군은 이날 라파 동부의 다른 지역에 대해 추가로 대피령을 내렸고, 이에 유엔은 약 30만명의 팔레스타인들이 다시 한번 피난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유엔 난민구호기구(UNRWA)에 따르면 지난 6일 동안 이미 약 15만명이 라파에서 탈출했다.

실제 이러한 바이든 행정부의 제안이 이스라엘군의 라파 진격을 막거나, 오랫동안 지연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스라엘은 비공개 논의 때 미국의 경고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고, 전날엔 약 80만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을 대피시키기 전에는 라파로 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확언했다고 미국 고위관리가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8일 이스라엘군이 라파에 진격하면 공격 무기와 포탄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했고, 그 전날엔 2000파운드(907㎏) 폭탄 1800개와 500파운드(227㎏) 폭탄 1700여개의 이스라엘 수송을 일시 중단했다.

다만 이스라엘은 '극도의 무력'으로 라파에 진격할 것이라고 공언해 왔고,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도 "홀로 서야 한다면, 우리는 홀로 설 걸", "필요하다면 우리는 이빨과 손톱으로 싸울 것"이라고 말하는 등 라파에 대한 지상전을 불사하겠다고 밝혀 실제 바이든 행정부의 강·온 전략이 통할지는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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