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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4 (금)

우주산업 손 뻗는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새 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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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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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바이오 업계가 우주를 배경으로 새로운 헬스케어 산업에 나서고 있다. 우주라는 특수한 환경을 토대로 신약 개발, 위탁 생산, 우주의학 연구 등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머크, 아스트라제네카, 일라이 릴리, 사노피 등 수십조 단위 매출을 내는 글로벌 대형 제약사를 비롯해 보령, 스페이스린텍 등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까지 우주 산업에 손을 뻗고 있다.

머크의 경우 지난 2019년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를 우주정거장에서 제조하는 데 성공해 논문을 발표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일라이 일리는 신약 물질을 발굴하는 과정에서 미세 중력을 활용하고자 했다. 국내 기업 스페이스린텍은 우주에 공장을 만들고 의약품을 위탁 받아 생산하는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보령은 우주의학 산업에 주력하고 있다. 장기 우주 탐사 미션에서 발생할 수 있는 우주인들의 건강 문제를 연구하거나, 우주 환경을 이용해 지구의 의학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뒀다. 보령 관계자는 “글로벌 유인 탐사 임무가 늘어남에 따라 우주인의 장기 체류가 잦아지고 생명과학에 대한 연구 수요 또한 높아지고 있다”며 “이를 대비해 여러 기업 및 연구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우주 헬스케어 플랫폼을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업계에 따르면 우주는 새로운 헬스케어 시장의 문을 여는 ‘기회의 공간’이다. 특히 우주에서의 신약 개발은 지상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독특한 환경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중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물리적 현상을 배제하고 순수하게 화학적, 생물학적 반응만을 관찰할 수 있으며, 더 크고 순도 높은 단백질 결정도 쉽게 얻을 수 있다. 이를 통해 신약 연구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보령 관계자는 “향후 우주정거장이나 캡슐실험실 등 상업용 설비가 확장되면 민간 기업이나 연구기관이 우주에서 연구, 실험을 수행할 수 있는 서비스가 늘어날 것”이라며 “신약 및 우주의학 관련 다양한 개발이 진행되는 등 새로운 산업이 열리고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다만 한국은 우주 접근성에 한계가 있다. 국내 제약사가 우주에서 신약 실험이나 연구를 하려면 우주정거장을 갖춘 기관과의 협력이 필요하다.

현재 우주로 실험체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은 △국제우주정거장(ISS) 운영국의 협조 △액시엄 스페이스를 통한 ISS 사용 △ISS를 이용하지 않는 스페이스X 우주선 △우주인 없이 쏘아 올리는 무인 캡슐 등 4가지로 나뉜다. 이 중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택할 수 있는 방법은 액시엄 스페이스 뿐이다.

제약바이오업체 관계자 A씨는 “한국은 ISS 운영국에 포함되지 않아 대규모 실험 설비가 갖춰진 ISS를 사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며 “ISS를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받은 민간 업체 액시엄을 통해 돈을 내고 실험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무인 캡슐을 우주로 쏘아 올리는 건 우주인이 실험을 주도할 수 없어 정밀한 연구가 쉽지 않고 스페이스X는 우주정거장이 아닌 우주선 내부에서만 실험이 가능해 연구 범위가 좁다”고 부연했다.

최근엔 우주 접근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긍정적 소식도 들린다. 오는 27일 경남 사천에 정부 차원의 우주 전담 조직 ‘우주항공청’이 개청될 예정이다. 이를 두고 업계는 국내 우주 산업을 키울 수 있는 밑바탕이 될 것으로 봤다.

A씨는 “윤영빈 초대 우주항공청장이 민간 중심 산업을 운영 방향으로 내세우고 있어 기대가 크다”며 “항공청의 핵심 사업에 대한 민간의 적극적 참여와 정부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번 개청을 디딤돌 삼아 우주 주권을 확보하려면 경쟁력을 갖는 노력이 중요하다”며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한 우주 탐사 체계를 구축하고, 국제 협력 관계에서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는 분야를 육성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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