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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3 (목)

“심각한 기습 포격” 러시아군, 국경 넘었다…우크라이나 북부 지상전 감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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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

10일(현지시간) 러시아 포격에 불타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지역 민가. [EPA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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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러시아군이 10일(현지시간)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제2도시인 동북부 하르키우를 겨냥한 지상전을 감행하면서 이번 공격이 2년 넘게 계속된 우크라이나 전쟁 판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미국 CNN 방송은 “이번 공격은 2022년 늦여름 우크라이나가 하르키우 지역의 영토를 탈환한 뒤 이뤄진 러시아의 가장 심각한 지상 공격”이라고 짚었다. 러시아는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하르키우를 점령했지만 같은 해 9월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이 지역에서 퇴각한 바 있다.

러시아는 최근 수개월간 하르키우에 대한 공습을 강화한 데 이어 이날 국경을 넘어 지상 작전에 돌입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러시아의 이번 공격이 “우크라이나에 상당한 도전이 될 것”이라고 추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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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탱크. [타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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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이 지원하는 새로운 강력한 무기들이 우크라이나에 인도될 예정이지만 군사력에 큰 영향을 미칠 만큼의 무기들은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고 우크라이나 군 지휘관들은 전했다.

따라서 러시아군이 이 지역 공격을 강화하면서 우크라이나 군사 자원 소진을 압박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의 마이클 코프먼 선임 연구원은 이번 공격이 “병력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는 우크라이나의 방어에 부담을 주려는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방의 무기들이 우크라이나에 도착하기 전 그 틈을 이용해 러시아가 공세를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올렉산드르 파블리우크 우크라이나 지상군 사령관은 이날 보도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로 무기 공급이 지연되는 상황을 이용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러시아는 한두 달 내에 우리가 충분한 무기를 받게 되면 상황이 그들에게 불리하게 바뀔 것이란 점을 안다”며 앞으로 두 달이 전쟁의 ‘중대 국면’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러시아가 올봄이나 여름에 대규모 공격을 준비할 수 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러시아의 대대적인 지상 공세 이후 “전선 전체에 걸쳐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방어 조치와 하르키우에서의 입지 강화에 대해 논의했다”고 했다.

러시아가 대대적인 공세를 펼치고 있지만 국경에서 약 32㎞ 떨어진 하르키우를 점령할 전력은 갖추지 못했을 것이라는 게 우크라이나 당국자와 서방의 군사 분석가들의 평가다.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은 최근 러시아군이 새로운 공격 작전을 계획할 가능성이 높지만, 우크라이나 국경을 방어할 자신이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시르스키 총사령관은 이전에도 하르키우 지역에서 러시아와 싸워 이긴 적이 있다며 2022년 이 지역을 탈환했던 점을 부각했다.

한 미군 고위 당국자는 NYT에 러시아의 이번 공격은 전면 압박이라기보다 상황을 가늠하기 위한 시험에 가깝다고 분석하면서도 ‘전쟁의 안개(불확실성)’가 상황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군은 9일 밤부터 유도폭탄 등 미사일과 박격포, 무인기(드론)를 동원해 하르키우 주도인 하르키우시와 인근 데르하치, 쿠피안스크, 보우찬스크 등지를 집중적으로 공격했다. 이어 이날 오전 5시께부터 하르키우 북쪽 접경지에서 포병 지원 속에 장갑차 부대로 국경을 넘어 지상전을 개시했다.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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