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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04 (화)

조지 오웰의 유토피아는 평범함을 존중하는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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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평범하여 찬란한 삶을 향한 찬사

마리나 반 주일렌 지음|박효은 옮김|피카|360쪽|1만8800원

“인간됨의 본질은 완벽을 추구하지 않는 것이고, 때로 신의를 위해 기꺼이 죄를 저지르는 것이며, 우애를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금욕주의를 강요하지 않는 것이고, 결국 생에 패배하여 부서질 각오가 되어 있는 것이다.”

미국의 비교문학 연구자인 저자는 조지 오웰의 이 문구를 인용하며 그가 추구한 ‘품위 있는 사회’란 완벽을 강요하는 유토피아가 아니라 사소함과 평범함을 존중하는 세상이었다고 말한다. 오웰을 비롯해 아리스토텔레스, 니체, 톨스토이 등의 작품 속에서 평범함의 가치를 옹호한 문장을 수집해 엮었다. 탁월하지 않다고 해서 실패한 삶은 아니다.

오진으로 밝혀지긴 했지만, 뇌의 반쪽이 제구실을 못 한다는 말을 듣고 성공에 대한 강박에서 해방된 저자는 비교와 경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그만하면 괜찮은’ 삶을 제안한다. 권태나 체념이 아니다. “카이사르의 생애가 우리네 인생보다 더 많은 교훈을 주는 것은 아니다. 황제의 삶이든 민중의 삶이든, 온갖 세상사에 부딪치는 한낱 삶일 뿐이다.”(몽테뉴)

[채민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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