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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김만배, ‘50억 클럽’ 박영수 재판 나와 “청탁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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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 “오전만 출석하게 해달라”…재판부는 거부

이른바 ‘50억 클럽’ 의혹으로 기소된 박영수 전 특검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가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해 컨소시엄 구성 등을 청탁한 일이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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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화천대유 대주주)씨./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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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씨는 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린 박 전 특검, 양재식 전 특검보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대장동 민간업자 중 제가 박 전 특검과 가장 가까웠다”고 인정하면서도,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에 오른 사실조차 제대로 알지 못했다”고 했다. 공모 관련 청탁에 대해선 “다른 민간업자인 남욱(천화동인 4호 소유주)·정영학(천화동인 5호 소유주)씨 등이 주도해 저는 모르는 일”이라며 “나중에서야 일부를 전해 들었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특검은 2014년 11월∼2015년 4월 우리은행 이사회 의장 등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을 돕는 대가로 200억원 상당의 땅과 부동산 등을 약속받은 혐의로 기소됐는데, 김씨는 자신이 이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 것이다.

김만배씨는 “금융이라는 것은 경험해 보니 실무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하더라”라며 “고검장(박 전 특검을 지칭)께 대장동 사업을 말씀드린 적이 한 번도 없었고, 대장동 사업은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이었다”고 주장했다.

“박 전 특검이 ‘필요한 일 있으면 이야기하라’고 말했다”는 진술에 대해서는 “애들(남욱‧정영학)이 지어냈을 것”이라고 했다. 김씨는 “남욱·정영학 두 명의 진술조서를 보면 ‘기승전 김만배’”라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상당 부분 거짓 진술이 나온다”고 했다. 남욱씨와 정영학씨의 진술을 믿을 수 없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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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특검./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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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만배씨는 앞서 검찰 조사에서 ‘2014년 12월 말∼2015년 1월 박 전 특검이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에 애써줬다’고 진술한 것에 대해선 “그렇게 답한 것은 맞다”면서도 “2016∼2017년 정영학에게 들었다는 취지로 말한 것”이라고 했다. 자신이 직접 듣지 않았다는 것이다.

검찰은 신문 도중 “박 전 특검에게 피해가 갈까 봐 허위로 진술하는 것 아니냐”고 압박했지만 김씨는 부인했다.

한편, 김만배씨는 이날 재판을 마무리할 때 “건강이 좋지 않고, 매주 월‧금요일 재판을 받고 있다”며 “증인신문을 오전에만 진행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바로 거절했다. 김동현 재판장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대장동‧위례‧백현동‧성남FC’ 재판, 선거법 재판, 위증교사 재판 등이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며 “증인 일정에 따라 바꿔줄 상황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김 재판장은 “유동규(전 성남도개공 본부장)씨나 그런 분들은 1년 동안 출석했다”며 “(재판) 일정에 맞춰달라”고 했다. 그는 “아마 증인이 4~5번은 더 출석해야 할 것 같다”며 “오전에만 증인신문을 하게 되면 4~5개월을 나와야 하니 협조해달라”고 했다.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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