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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출가 고민했던 최승호 시인, 불교 동시집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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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놀이 동시집' 쓴 최승호 시인
부처님오신날 맞아
동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 출간
한국일보

9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최승호 시인이 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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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 신자는 아니다. 하지만 젊은 시절 한때 출가를 고민한 적은 있었다. 시를 쓰면서부터는 짧고도 오묘한 불교의 선문답을 무척이나 좋아했다. 60편의 작품이 담긴 불교 동시집 '부처님의 작은 선물'(담앤북스 발행)은 그렇게 만들어진 책이다.

9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에서 만난 최승호 시인은 그래서인지 부처님오신날을 맞아 펴낸 '부처님의 작은 선물'을 가리켜 "내가 만든 책 중 가장 아름다운 책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시집 제목인 부처님의 작은 선물이란, 다름 아닌 자비심이 우러나는 우리의 마음을 뜻한다. 부처님의 그 선물을 어떻게 쓰고 살아야겠느냐고 묻는 듯한 제목이다. 그러니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시인은 '말놀이 동시집', '치타는 짜장면을 배달한다' 등의 작품을 통해 다양한 동시들을 선보여 왔다. 이번엔 불교 동시집이다. "아마 불교 동시집은 처음이 아닐까요. 아무래도 사찰은 산속에 있다 보니 아이들과 인연을 맺을 일이 적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면서 자비심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뭘까, 고민을 한 겁니다."

시의 소재는 스님들의 일상, 절에 있는 범종이나 목어 같은 사물들, 대자연 속에 자리 잡은 사찰 풍경 등이다. 동시답게 피식 웃음이 새게 하는 작품들도 많다. '종이책을 먹는 염소'에서 시인은 '부처님 말씀이 담긴 책을 / 염소가 우물우물 씹어 먹는다 // 아니 이 놈이 / 부처님 말씀을 / 혼자 다 먹네 // 옴 / 옴매'라고 읊는다. 여기다 작품마다 어울릴 만한 삽화 60점도 직접 그렸다.

이번 시집은 또 영문 번역을 함께 실었다. 한국 사찰에 관심 있는, 템플스테이를 이용하는 외국인들도 시를 통해 한국적 정서를 익혔으면 하는 바람에서다. 번역은 홍대선원의 준한스님이 맡았다.

조태성 선임기자 amorfat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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