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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미국 25년 전 中대사관 폭격, 군비 현대화 '촉매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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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3명 사망 불명예…中 군비 증강 각성 계기

1999년 이후 10여년 간은 군비 증가율 두 자리

군사비 지출도 미국 다음 2위로 부상 전환점

뉴시스

[베오그라드=AP/뉴시스]8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시민들이 중국과 세르비아 국기를 들고 시진핑 중국가주석을 기다리고 있다. 중국은 25년전 베오그라드 주재 대사관이 미군에 포격당하는 수치를 당했으나 군사 현대화의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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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구자룡 기자 = ‘중국이 각성해 군사 현대화로 가는 촉매제가 됐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SCMP)는 9일 1999년 5월 세르비아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의 공습 당시 베오그라드 주재 중국 대사관에 대한 오폭의 의미를 이렇게 풀이했다.

당시 폭격으로 대사관이 부서지고 언론인 3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어 불명예스러웠지만 중국에는 군비 증강에 대한 각성의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7일 오폭 사건 25주년을 맞아 세르비아를 방문하면서 당시의 일을 잊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미 공군의 B-2 스텔스 전투기가 2천 파운드의 폭탄을 떨어뜨렸을 때 중국의 안보에 대한 인식과 정책이 바뀌는 전환점이 됐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의 군사력 과시를 보면서 안보에 대한 불안을 느껴 군사 현대화를 위한 개혁과 기술적 발전에 대한 긴급한 필요를 깨닫게 됐다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중국의 방위 예산은 1999년 이래 10년 이상 매년 두 자리로 증가했다. 현재 중국은 경제 규모 뿐 아니라 군사비 지출에서도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스웨덴 ‘스톡홀름 국제평화문제 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3년 미국의 군사비 지출은 8801억 달러(약 1203조원), 2위 중국은 3095억 달러(약 423조원)였다. 3위 러시아는 1265억 달러(약 173조원).

세르비아 ‘국제정치경제 연구소(AIIPE)’의 네나드 스테치 연구원은 “미국의 베오그라드 대사관 폭격이 중국 군사 예산의 지속적 증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1980년대와 1990년대 중국은 인민해방군(PLA)의 규모와 예산을 줄였으나 폭격을 당한 것이 군비 증강 필요성을 일깨우는 경종이 됐다는 것이다.

위에강 PLA 예비역 대령은 “1991년 터진 걸프전에서 미국이 보여준 첨단 무기들도 중국 지도부를 충격에 빠트렸다”고 말했다.

위에는 “1997년 중국의 군사 예산은 국내총생산(GDP)의 1.03%로 군사비가 대만보다도 적었다”며 “베오그라드 폭격은 마치 칼로 피부를 찌르는 것 같은 충격이자 수치여서 용기를 내서 군사 개혁에 나섰다”고 회고했다.

위에는 “오폭이긴 했지만 B-2에서 발사된 무기가 정밀 유도 과정을 거쳐 다양한 각도에서 대사관 건물을 타격한 것에 중국군은 큰 인상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를 보고 중국군은 조기 경보 위성, 감시 네트워크, 크루즈 미사일 요격, 반 스텔스 레이더 및 지대공 미사일 등의 업그레이드에 우선 순위를 두게 됐다고 위에 예비역 대령은 덧붙였다.

상하이의 군사평론가 르러슝은 “세르비아에 대한 미국의 공습은 군사 전략, 무기 선택, 군사 기술과 실제 상황에서의 적용 등에 대해 많은 참고 자료를 제공했다”고 말했다.

한편 NATO의 세르비아 폭격은 미군이 공습만으로도 한 국가를 제압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로 꼽힌다. 러시아는 당시 인접한 사회주의 우호 국가가 미국 등 서방의 폭격을 당하는 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던 것에 분노하기도 했다.

당시 보리스 옐친 대통령 정부의 러시아는 구소련이 해체된 후 경제적으로 모라토리움(지불유예) 상황에 처할 만큼 혼란과 어려움을 겪던 시기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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