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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빚으로만 살아갈 자신이 없습니다” 전세사기 피해자 또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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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

전세사기 피해자들이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연 '여덟번째 전세사기 희생자 추모 및 대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묵념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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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서 전세 사기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전세 사기 피해자의 사망은 8번째다.

대구 전세사기피해대책위,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 전국대책위회,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망한 피해자의 유서 일부를 공개했다. 공개된 유서에는 “괴롭고 힘들어 더 이상 살 수가 없겠어요. 저는 국민도 사람도 아닙니까. 너무 억울하고 비참합니다”라고 적혀있다.

피해자는 생전 대구 전세사기 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며 전세사기특별법 개정과 대책마련을 호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정태운 대구 전세사기 피해대책위원장은 “계속해서 피해자들을 보살펴달라고 외쳤으나 정부와 여당은 피해자의 아픔을 외면하고 벼랑 끝까지 밀어넣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회적 재난을 알리려고 애쓴 분이 고인이 됐다”라며 “사회적 재난을 알리기 위해 애쓴 분이 고인이 돼 너무 미안하고 슬프다”라고 말했다.

고인은 대구 남구 대명동 한 다가구 주택에서 거주했다. 단체에 따르면 고인이 살았던 건물의 13가구는 현재 13억원 규모의 전세사기 피해를 호소 중이다. 주택 여러 채를 소유한 건물주가 전세금을 반환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해당 건물은 최근 감정평가액이 12억여원 수준으로 책정됐지만 근저당이 9억원가량 잡혀 있다. 피해자들은 다가구 후순위거나 허위로 작성된 선순위 보증금 확인서를 받았다며 ‘깡통 전세’를 주장한다.

이들 단체는 전세사기 특별법 개정을 재차 강조했다.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은 “인천 희생자들의 1주기 추모를 마무리하기도 전에 또 희생자가 발생했다”라며 “지난해 희생자들이 느낀 절망감이 1년이 지나도 똑같이 느끼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 꼬집었다. 안 위원장은 “얼마나 더 죽어야겠냐”라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정부는 빚에 빚을 더해 살라는 특별법으로 책임을 면피하려 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약속했던 개정시기 6개월이 훨씬 지나 1년이 됐다”라며 “사각지대 피해자들을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임차인 권리보호와 예방에 나서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조유정 기자 youju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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