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20 (월)

‘적자 전환’ 쿠팡 김범석 “中커머스 진출, 낮은 유통 진입장벽 실감…한국산 22조원 사들일 것” [일상톡톡 플러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쿠팡, 1분기 매출 9조 돌파…영업이익 절반 감소, 당기순이익 적자 전환

“알리·테무 등 中 커머스 진출에…고객들, 몇초만에 다른 쇼핑옵션 선택”

“쿠팡 다양한 혜택 늘리면 中커머스 방어전 성공할 가능성도 적지 않아”

세계일보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 쿠팡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쿠팡이 처음으로 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절반 이상 감소하고 당기순이익은 적자로 전환하는 실적을 발표했다.

쿠팡의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한 것은 지난 2022년 2분기 당기순손실(-952억원)을 기록한 이후 7분기 만이다. 영업이익도 2022년 3분기 첫 영업흑자 달성 이후 전년 동기와 비교해 꾸준히 상승 추세를 보였지만, 이번에 전년 동기와 비교해 절반 이상 하락했다.

김범석 쿠팡Inc 의장 겸 창업자는 "컨퍼런스콜에서 중국 이커머스 업체의 진입장벽이 낮고, 소비자들이 클릭 하나만으로 다른 쇼핑옵션을 선택하길 주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며 "올해 상품과 고객 투자를 크게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중소기업을 포함한 국산 제조사 상품의 구매와 판매 규모를 지난해 17조원(130억달러)에서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고,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에 지난해(4조원·30억달러)보다 늘어난 약 5조5000억원(4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韓 제조사 지원 확대…‘메이드인코리아’ 제품 직매입에 22조원 투자

쿠팡Inc가 8일(한국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 제출한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쿠팡의 1분기 매출은 전년(7조3990억원·58억53만달러)와 비교해 28% 늘어난 9조4505억원(71억1400만달러)를 내며 처음으로 분기 매출 9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말 인수한 파페치 매출(3825억원·2억8800만달러)이 반영된 것으로, 파페치를 제외한 쿠팡 매출은 9조680억원(전년 대비 23% 성장). 하지만 쿠팡은 지난 2022년 2분기 당기순손실(-952억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순이익을 내다 이번에 7분기 만에 2400만달러 손실을 기록한 것이다. 영업이익도 531억원(4000만달러)을 내며 전년 동기(1362억원)과 비교해 61% 하락했다.

김 의장은 중국 커머스의 진출을 보면 한국 유통시장의 진입장벽이 매우 낮으며, 소비자들이 몇 초 만에 다른 쇼핑옵션을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여전히 성장하고 있지만, 5600억달러(약 761조원) 규모의 거대하고 세분화된 커머스 시장에서 우리 점유율은 여전히 한 자릿수”라며 “새로운 중국 커머스 업체들의 진출은 유통시장의 진입 장벽이 낮으며, 그 어떤 산업보다 소비자들이 클릭 한 번으로 몇 초 만에 다른 쇼핑 옵션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점을 상기시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고객은 구매할 때마다 새롭게 선택을 하고, 더 좋다고 생각되는 곳에서 소비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며 “우린 최고의 상품군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 마음을 사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중국 커머스 진출로 유통시장에서 소비자 ‘락인’이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만큼, 고객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해석되는 대목이다.

이를 위해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물류 투자를 통한 무료배송 확대 ▲ 한국에서 만든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확대 ▲와우 멤버십 혜택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향후 몇 년간 수십억 달러의 자본 투자를 지속해 풀필먼트 및 물류 인프라를 강화, 배송 속도를 높이면서 도서산간 지역 등 오지까지 무료배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목표”고 했다.

쿠팡은 2026년까지 3년간 3조원 이상을 투자해 경북 김천, 광주 등 신규 물류센터 8곳을 운영하고 2027년까지 전국민 5000만명 대상으로 로켓배송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 같은 물류투자가 한국 제조업체와 중소기업의 로켓배송 상품의 서비스 향상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제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기 위해, 2023년 17조원(130억달러) 규모의 한국산 제조사 제품의 구매와 판매 금액을 올해 22조원(160억달러)으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고객에 대한 혜택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무료 배송과 반품, 전용 할인 등에 4조원(30억달러)의 와우 멤버십 혜택을 제공한 지난해보다 투자를 확대, 올해 5조5000억원(40억달러)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지난 3월 MLB시즌 개막전은 물론, 매년 여름 한국에 생중계되는 세계적 수준의 유럽 축구 경기 등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를 무료 시청하는 혜택이 포함된다”며 “최근 전국 와우 회원에 무제한 무료 배달 서비스를 시작한 쿠팡이츠는 소비자가 가장 반복적으로 부담하는 비용을 없앴다”고 했다.

◆농어촌 산지 직매입 확대…‘로켓프레시’ 판매 수량 70%↑

김 의장은 로켓프레시(신선식품 무료 새벽배송)과 로켓그로스 사업을 통해 더 다양한 로켓 상품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 한편, 중소 제조사들에겐 로켓배송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이용하는 기회를 제공해 유의미한 지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로켓프레시 사업은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수량이 70% 증가했으며, 농어촌 산지로부터 직매입을 늘려 농어민들에게 중요한 자원을 제공하는 동시에 고객에게 시간과 비용 모두 절약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며 “11달러(1만5000원)의 최소 무료 배송 금액으로 고객에게 전 세계 최고 수준의 온라인 식료품 무료 배송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자정까지 주문을 완료하면 아침 6시 전까지 문 앞 배송을 보장한다”고 말했다.

로켓그로스(FLC·판매자 로켓) 관련해선 "새벽, 당일 또는 익일배송의 편리함과 함께 고객이 이용하는 상품군이 날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이번 분기 로켓그로스 판매 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0% 성장했다”며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인프라와 기술 투자 없이도 빠르고 무료인 로켓배송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수천명의 판매자에게 중요 지원이 되고 있다”고 했다.

실제 로켓그로스 판매자의 80% 이상은 로켓그로스를 시작한 이후, 90일 이내에 매출이 2배 이상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은 “쿠팡이츠 무료배달을 시작한 지난 3월 전년 대비 고객과 주문 수가 역대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며 “대만에서는 지난해 기준 2만1000개 이상의 한국 공급업체가 대만 시장에 제품을 수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2024년은 고객 경험을 강화하고 제조업과 중소기업 파트너들에게 필수적인 지원을 확대하는 중요한 해가 될 것”이라며 “상품과 가격, 서비스 전반에 걸쳐 고객에게 새로운 ‘와우’의 순간을 선사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생중계·예매 혜택 확대 예상…“EPL시청까지 가능하면 혜자가 따로 없다”

와우 멤버십에 대한 투자가 크게 늘어나면서 소비자가 체감하는 멤버십 혜택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쿠팡은 최근 와우멤버십 가격 정책을 바꾼 이후 패션·식료품·가전은 물론 특급호텔·테마파크 등 전 카테고리에 거쳐 상품마다 10~20%에서 최대 80%씩 할인하는 기획전을 확대하고 있다. 와우 멤버십 회원 전용 ‘쿠팡 와우 카드’의 4% 적립혜택도 1년 더 연장했다. 뷰티 충성 고객 상대로 서울 성수동에서 ‘메가뷰티쇼 버추얼 스토어’를 열어 2만원 이상 구매한 회원에게 28만원 상당의 인기 뷰티제품 기프트 박스를 증정해 화제가 됐다.

쿠팡플레이 무료 스포츠 중계와 이벤트 경기의 회원 예매 혜택도 확대될 전망이다.

오는 여름엔 최근 유럽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한 세계 최고 명문구단 바이에른 뮌헨이 쿠팡플레이 초청으로 내한한다. 아직 상대 팀이 결정되진 않았지만, 스포츠 업계에서는 뮌헨만큼 브랜드 가치가 높은 팀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쿠팡은 지난 3월 MLB 개막전을 중계했고, LA다저스 오타니 쇼헤이 선수 방한으로 총 6경기에 10만여명 인파가 몰려 매진됐다. 하반기부터는 뮌헨, 레버쿠젠 등이 소속된 독일 분데스리가 모든 경기를 생중계한다.

쿠팡플레이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는 처음으로 K리그·라리가·리그1·F1그랑프리 등을 생중계하고 있다. 지난해 중계한 스포츠 경기수만 1259개에 달하고, 중계한 리그·대회 수만 47가지다. 여기에 최근 쿠팡플레이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독점 중계권을 두고 협상하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졌다.

소비자들 사이에선 “EPL시청까지 가능하면 혜자가 따로 없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EPL은 ‘지구상 최대의 쇼’(The greatest show on earth)란 별칭을 가졌다. 전 세계 212개국 중계돼 매년 47억명의 시청자가 지켜본다. 쿠팡플레이가 만약 EPL 중계권을 확보할 경우, 멤버십 혜택이 한층 풍성해질 수 있다. 드라마 분야에선 배우 류승범·백윤식이 출연하는 ‘가족계획’을 비롯해 ‘사랑 후에 오는 것들’ 등 작품을 선보인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시리즈 ‘동조자’도 현재 인기를 끌고 있다.

유통업계에선 쿠팡의 멤버십 투자 확대가 올해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빠른 로켓배송과 새벽배송, 무료반품은 쿠팡의 확실한 경쟁우위 요인”이라며 “저품질의 극초저가 상품에 대응해 쿠팡이 다양한 혜택을 늘린다면 중국 커머스 방어전에 성공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고 했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