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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尹·이재명 영수회담 ‘비선 동원’ 논란…대통령실 “특사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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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득·임혁백 직접 언론 인터뷰서 밝혀

대통령실 “특사, 물밑 라인 없었다”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영수회담 추진 과정에서 비공식 특사 라인이 가동된 것으로 알려지며 논란이 일고 있다. 물밑 접촉에 나선 당사자들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직접 과정을 공개한 것도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7일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지난달 29일 영수회담에는 함성득 경기대 정치전문대학원장과 임혁백 고려대 명예교수 등 ‘비공식 특사 라인’이 가동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세계일보

윤석열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4월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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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윤 대통령과 이 대표의 만남은 총선 참패로 상처난 대통령실과 여권을 추스른 뒤 이뤄질 것으로 관측됐지만, 대통령실 고위급 참모가 교체되는 어수선한 시기에 곧바로 성사됐다.

회담 직전 이관섭 전 비서실장과 한오섭 전 정무수석이 대통령실을 떠나면서 정진석 비서실장과 홍철호 정무수석은 임명된 지 일주일 만에 회담 준비를 마쳐야 했다. 당시의 어수선한 분위기를 감안하면 별도의 물밑 접촉 라인이 가동됐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함 원장은 윤 대통령의 사옥이 있는 서울 서초동 이웃으로 친분이 깊고, 임 명예교수는 지난 총선 때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을 지냈다. 함 원장은 인터뷰에서 “이 대표와 평소 긴밀히 소통하는 임혁백 교수와 제가 막역한 사이라는 걸 알고 메신저로 낙점하신 게 아닌가 짐작할 뿐”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텔레그램 메신저를 통해 외부 인사들과 소통하며 조언을 듣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이들은 윤 대통령이 이 대표에게 진정성을 전달하기 위해 국무총리 인사 추천, 이 대표와의 ‘핫 라인’ 구축, 여야정 협의체 등을 먼저 제안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이 국무총리 인사와 관련해 이 대표가 야권 내 중도 성향의 인사를 몇 몇 추천하면 미리 검증해 영수회담에서 결정하자고 제안했고,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은 인선에서 배제하겠다는 뜻도 해당 라인을 통해 전했다고 두 사람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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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 뉴스1


이 대표는 이에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고 이들은 전했다. 이 대표는 비서실장 후보로 거론됐던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서도 “(김건희 여사의) 양평고속도로 특혜 의혹 관련 책임을 져야 할 인물”이라며 난색을 표했다고 한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이에 반발하고 있다. 이날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충격이다. 총리 후보를 민주당에 구걸하지 말고 될 때까지 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비선’이 대놓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성과를 홍보한 것을 놓고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수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윤 대통령이 직접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고 일축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이 대표를 만나야 한다는 지적과 제안을 언론과 여당과 야당 등을 통해 받아왔다”며 “공식 라인을 거쳐서 (진행)했고, 거창하게 특사라든지 물밑 라인은 없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의 경쟁자가 될 만한 사람은 인사에서 배제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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