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MIT·하버드, 反유대 시위대에 최후통첩

미국 전역에서 대학생들의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시위의 시발점이 된 뉴욕 컬럼비아대가 전체 졸업식을 취소했다.

졸업식을 앞둔 하버드대와 매사추세츠공과대(MIT)는 시위대에 텐트를 철거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6일(현지시간) 컬럼비아대는 성명에서 오는 15일로 예정됐던 전체 졸업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대학 측은 "캠퍼스 내에서의 대규모 졸업식 개최는 엄청난 수준의 안전 우려를 제기할 것"이라고 취소 이유를 밝혔다. 컬럼비아대는 전체 졸업식 대신 19개 단과대별 소규모 졸업 행사를 이번주와 다음주에 걸쳐 거행할 예정이다. 졸업식 장소도 캠퍼스 내부가 아닌 외부 베이커 종합운동장으로 변경했다.

AP통신은 "미누셰 샤피끄 컬럼비아대 총장은 지난주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했던 장소에서 졸업식 연설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지난달 30일 뉴욕경찰(NYPD)은 학내 건물 해밀턴홀을 점거한 시위대 109명을 체포하고, 텐트 농성장을 철거했다. 격렬한 반전 시위로 90여 명이 체포된 로스앤젤레스(LA) 서던캘리포니아대(USC)와 조지아주 에머리대 등도 공식 졸업 행사를 취소하거나 다른 장소로 옮겨 졸업식을 열기로 했다.

하버드대와 MIT는 이날 학내 시위대에 텐트를 모두 철거하라는 최후통첩을 보냈다. 이를 어기면 정학 등 징계 조처를 할 방침이라고 경고했다. 두 대학도 앞서 컬럼비아대처럼 경찰에 캠퍼스 진입을 요청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샐리 콘블루스 MIT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30분까지 야영지에서 텐트를 모두 철거하라고 통보하고 따르지 않으면 즉각 정학 조치를 취하겠다고 공지했다. 앨런 가버 하버드대 임시총장은 성명을 내고 "계속되는 텐트 농성은 대학 교육 환경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며 "시위에 참가하거나 이를 장기화하려는 학생들은 정학 등 징계에 회부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버드대는 철수 명령을 따르지 않는 시위 학생들을 기숙사에서 강제 퇴거하도록 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 등은 전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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