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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전술핵 꺼내든 푸틴 “영국 무기로 공격받으면 영국군에 보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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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7일(현지시각) 다섯번째 대통령 임기를 시작할 예정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모스크바/AF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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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집권 5기 취임식을 앞두고 러시아가 영국과 프랑스 대사를 초치해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움직임에 항의하는 등 서방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나섰다.



러시아 외교부는 6일(현지시각) 나이절 케이시 러시아 주재 영국 대사를 불러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경우 영국군 시설을 공격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이 보도했다.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어 “케이시 대사를 초치해 최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교장관의 로이터 통신 인터뷰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우크라이나가 영국이 제공한 무기를 이용해 러시아를 타격할 권리가 있다는 캐머런 장관의 발언은 “영국 쪽이 장거리 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면서 밝힌 방침과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사에게 우크라이나가 영국 무기로 러시아를 공격할 경우 우크라이나와 다른 곳에 있는 영국군의 시설과 장비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정부는 케이시 대사가 러시아 외교부에 초치된 것이 아니라 “외교적 회의” 차원에서 만났다고 주장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러시아 외교부는 이어 피에르 레비 러시아 주재 프랑스 대사도 초치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대사 초치는 “프랑스의 우크라이나 전쟁 개입 강화와 관련된 프랑스 지도부의 호전적인 발언과 관련 정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외교부는 “파리(프랑스 정부)의 파괴적이고 도발적인 노선은 갈등을 더욱 고조시킨다”고 주장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지난 2일 공개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전선을 돌파하고 우크라이나가 요청하면 프랑스 군대를 우크라이나에 파견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월에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파병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었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영국과 프랑스의 이런 움직임을 이유로 러시아군에 전술핵무기 훈련을 지시했다. 국방부는 “러시아에 대한 서방 당국자들의 도발적인 발언과 위협에 대응해 러시아 영토를 지키고 주권을 보장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훈련을 명령했다”며 남부군관구의 미사일 부대가 공군·해군이 참여하는 훈련을 ‘가까운 미래’에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전술핵무기 훈련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7일 낮 12시 대통령 취임식을 열고 다섯번째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그는 지난 3월15~17일 대통령 선거에서 역대 최고 득표율인 87.28%로 당선돼 5선에 성공했다. 그의 대통령 임기는 2030년까지다.



로이터는 미국과 유럽연합(EU) 회원국 대부분이 푸틴 대통령의 취임식을 보이콧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는 취임식에 어떤 대표도 보내지 않기로 했고, 유럽연합 관계자는 20개 회원국이 취임식에 대표를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은 러시아 주재 대사 등을 취임식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서방은 이번 대선이 불공정하고 비민주적으로 진행됐다고 비판해왔다.



신기섭 선임기자 mari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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