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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국회연금특위, 임기 20일 남기고 유럽 가서 합의?… 해외 출장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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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부터 영국·스웨덴 5박7일 일정

“외국 현실 보고 합의 시도”

국회 연금개혁특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21대 국회 임기 종료를 20여일 앞두고 영국, 스웨덴 등으로 5박7일 해외 출장을 떠난다. 직접 해외 연금개혁 사례를 살펴보고 해외 현지에서 막판까지 여야 합의안을 도출하겠다는 명분에서다.

7일 연금특위에 따르면 특위 위원장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과 여야 간사인 국민의힘 유경준∙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8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영국, 스웨덴 등을 방문할 예정이다.

세계일보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지난 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4 연금개혁 공론화 세부 결과 분석’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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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유럽의 연금 전문가들을 만나 선진국의 연금제도에 대해 청취하고 이를 바탕으로 국회 차원의 국민연금 개혁 논의에 속도를 내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영국에선 보수당∙노동당이 번갈아 집권할 때마다 정치적 영향을 받으며 복잡해진 연금제도와 2000년대 초반 노동당 정부의 연금 개혁 과정을 살펴볼 예정이다. 스웨덴에선 개인이 납부한 보험료에 일정 수준의 이자를 더해 연금으로 보장해주는 ‘확정기여형(DC) 연금 제도’의 효과와 운용 방식에 대해 청취한다.

앞서 연금특위 산하 공론화위원회는 설문조사를 통해 보험료율을 4%포인트(기존 9%→13%로 상향) 올리고, 소득대체율을 10%포인트(40%→50%)로 올리는 방안을 제안했다.

국민이 내는 보험료 부담은 ‘조금’ 높이고, 받는 건 이보다 ‘훨씬 많이’ 올리는 안이라 정부∙여당이 재정 부담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연금개혁을 통해 국민연금 건전성을 높이기는커녕 재정 고갈을 앞당기고 미래 세대 부담을 늘리는 안이라는 것이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은 해외 출장 계획에 대해 “직접 외국에서 현실을 보고 결정하자는 취지”라며 “보건복지부 쪽과 민간 전문가가 같이 가는 것도 우리가 협의를 하면 시뮬레이션 결과를 뽑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복지부 이기일 1차관과 김용하·김연명 공동 민간자문위원장이 이번 출장에 동행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도 “합의 내용을 굳히기 위해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연금 소득보장 vs 건전성 강화’를 놓고 어느 쪽에 방점을 찍을지에 대한 여야 입장 차가 크고, 오는 9일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국민의힘 새 원내지도부가 연금개혁 이슈를 22대 국회로 넘길 가능성이 있어 이들의 출장에 의문을 제기하는 시선이 많다.

해외 사례의 경우 그간 복지부에서 유럽 국가를 포함해 일본, 캐나다 등 주요 선진국 사례를 이미 취합∙조사해놓은 바 있다. 이미 직간접적인 자료를 통해 널리 알려진 외국 사례를 시찰한다고 해서 여야 입장 차가 극적으로 좁혀질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더구나 여야 간사인 유경준∙김성주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낙선해 다음 국회에서 더 이상 논의를 이어갈 수도 없는 입장이다.

이현미 기자 engi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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