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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美서 선방한 현대차·기아…전기차 패권 장악 속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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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전용 전기차 EV 시리즈 풀라인업. 사진=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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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EV9. 사진=기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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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미국 시장에서 급한 불을 끈 현대자동차‧기아가 전기차 패권 장악에 속도를 낸다. 신공장 완공에 더해 중국산 흑연 금지까지 유예되면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다만 일각에선 대선을 앞두고 일시적으로 시장이 성장한 만큼 원가 절감, 신차 출시, 대체 공급처 확보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7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는 3일(현지시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전기차 세액공제 관련 최종 규정에 중국산 흑연 배터리 금지 규정을 유예한다는 내용을 포함시킬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IRA 규정에 따르면 외국우려기업(FEOC)에서 배터리 핵심광물을 조달한 전기차는 오는 2025년부터 최대 7500달러의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미국 행정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세부 규정안에서 외국우려기업(FEOC)를 사실상 중국에 있는 모든 기업으로 못 박았다. 현재 대부분의 전기차들이 중국산 핵심광물에 의존하고 있어 미국의 전기차 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가 컸다.

앞서 지난 1월 현대차그룹도 미국 행정부에 의견서를 내고 "2022년 기준 중국은 전 세계 구형 흑연의 100%, 합성 흑연의 69%를 정제·생산했다"며 중국산 흑연 금지를 유예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행정부는 이번에 발표할 최종 규정에서 흑연을 원산지 추적이 불가능한 배터리 물질로 분류하고 2027년까지는 FEOC에서 조달해도 보조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이 같은 규정이 확정되면 IRA 시행에도 전기차 판매를 늘리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플릿 중심 판매에도 주요 전기차 30%대 성장



현재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대부분은 한국에서 생산돼 IRA 보조금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개인 고객보다 법인, 렌터카 등 플릿 판매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미국 내 전기차 점유율이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올해 1~4월 기준 현대차 아이오닉5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한 1만524대로 집계됐다. 특히 전기 중형세단 아이오닉6의 누적 판매량은 341% 급증한 4899대에 달했다.

기아의 간판 전기차 모델인 EV6도 같은 기간 31.8% 증가한 6110대나 팔렸다. 국내에선 다소 부진한 대형 전기SUV EV9도 올해 들어 5579대 판매되며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했다.

지난 4월 기준으로도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판매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지난달 현대차의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1% 증가했고, 아이오닉5(3720대)와 아이오닉6(1253대)는 4월 기준 최대 판매량을 경신했다.

특히 기아의 4월 전기차 판매량은 EV9이 역대 최고 판매를 달성하는 등 전년 동기 대비 144%나 급증했다. 이에 대해 에릭 왓슨 기아 아메리카 영업본부 부사장은 "전기차와 전동화 모델은 1분기에 이어 4월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며 판매 동력을 가속화시켰다"고 말했다.

올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가 전년 대비 감소했다는 점에서 전기차의 성장세는 더욱 의미가 깊다는 평가다. 올해 1~4월 현대차의 미국 판매량은 25만3407대로,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했다. 같은 기간 기아의 판매량(24만5375대)도 2.76% 줄었다. 팬데믹에 따른 생산 차질을 해소한 일본 브랜드들이 판매를 급격히 늘리면서 현대차‧기아의 성장 둔화로 이어진 모습이다.

신공장 완공에 IRA 규제 완화…"안심하긴 이르다" 경계감도



미국에서 현대차‧기아의 성장세는 다소 위축됐지만 전기차는 앞으로도 안정적인 성장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플릿과 인센티브만으로 판매를 늘리고 있는 데다 중국산 흑연 금지 유예와 전기차 신공장 공장 완공도 앞두고 있어서다. 올해 하반기 조지아주에 들어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서 본격 가동되면 일반 고객이 구입하는 전기차에도 보조금이 지급된다.

김진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가장 중요한 전기차 시장인 미국에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간 점유율 격차를 축소하고 있으며, 향후 전기차 점유율은 더 높아질 것"이라며 "경쟁사들이 전기차 판매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하는 가운데 현대차는 이미 전기차 사업에서 손익분기점을 넘어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각에선 현재의 전기차 판매 증가세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분석도 있다. 테슬라와 함께 전기차 '투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원가 절감과 경쟁력 있는 신차 출시, 배터리 대체 공급처 확보 등이 뒤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판매가 지속 성장하는 가운데 지난해 말 출시된 EV9의 신차효과도 (판매량에)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대선 이후 보조금 혜택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상반기에 전기차 구매 희망자들이 몰린 것으로 판단한다"고 분석했다.

박경보 기자 pk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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