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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사설] 대통령 기자회견, 국정기조 변화없는 자화자찬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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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2022년 8월1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열린 첫 공식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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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윤 대통령 기자회견은 2022년 8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 이후 1년9개월 만이다. 총선 참패 이후 실시되는 이번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취임 당시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이라는 국정운영 원칙이 실종된 것에 대해 국민들께 사과하고, 남은 임기 동안 국정기조를 전환해 새롭게 출발할 것을 다짐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선 윤 대통령은 국회를 통과한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한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 및 오는 22대 국회에서 재발의될 것으로 예상되는 ‘김건희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 최대 현안인 의대 증원 문제와 공론화 결과 발표 이후 오히려 혼선에 빠진 듯한 국민연금 개혁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행정 최고책임자로서 나아갈 방향성을 제시해야 한다. 무엇보다 부자 감세와 건전재정이라는 모순적 조처를 고집해왔지만, 고물가·고금리로 큰 어려움에 빠진 민생 문제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에 대해 국민들께 설명해야 한다.



이번 회견이 ‘국민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전하는 장이 되어야지, ‘대통령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곳이 되어선 안 된다. 총선 참패 이후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 발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양자회담 등에서 기존 주장을 강변하는 모습만 내비쳤다. 대통령실이 6일 공개한 내용을 보면, “기자회견에 앞서 집무실에서 먼저 영상으로 지난 2년 국정운영 기조와 정책 상황을 설명하고, 앞으로 3년 국정운영 계획을 말씀드린 뒤, 브리핑룸으로 이동해 질의응답을 할 것”이라고 한다. 그런 일이 이번에도 반복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가시지 않는다. 윤 대통령은 100일 기자회견 당시에도 50여분 기자회견을 하면서, 초반 20분을 그간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데 다 썼다. 이번 기자회견도 그런 식이 되어선 국민들의 실망감만 더하게 될 것이다.



윤석열 정부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기’를 ‘위기’로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국민 마음을 못 얻으면, 5년 내내 여소야대 국면에서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성과도 낼 수 없다. 그러니 깊은 반성과 전면적인 국정기조 변화라는 결단이 절실하다. 이번 회견을 그런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그러지 않고, 기존 모습을 반복하는 데 그친다면, 국민들은 앞으로 더 이상 윤석열 정부에 아무런 기대도 하지 않는 상황에 이를 수 있다. 두려운 마음으로 국민들 앞에 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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