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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트럼프 "한국 방위비 거의 안냈다" 또 거짓말…CNN "오류 3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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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에 도전하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 대통령 주변으로 돈과 사람이 몰리고 있다. 주요 선거에서 근거 없는 주장은 후보의 도덕성에 큰 흠집을 내는 변수가 되지만, 트럼프에게는 예외인 분위기다. 트럼프는 지난 한 달 간 1000억원 넘는 후원금을 모금했고, 고액 기부자들을 초청한 행사엔 부통령 후보군이 총출동해 ‘구애 경쟁’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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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뉴햄프셔주 내슈아에서 열린 예비선거 유세에서 연설하는 모습을 지지자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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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거 없는 ‘오류 인터뷰’



미 CNN 방송이 5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최근 타임지 인터뷰를 분석한 결과 “최소 32개의 오류가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특히 한국의 방위비 분담금 등에 대한 거짓 주장이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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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방한했던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열린 장병 격려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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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협상하기 전까지 “한국은 4만명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을 지나치게 적게 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선 4만명이란 숫자부터 사실이 아니다. 트럼프 취임 직전인 2016년 말 기준 주한미군은 2만6878명이었다.

트럼프는 또 “재임 시절 한국이 수십억 달러를 내기로 했지만, 지금은 거의 돈을 내고 있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CNN은 “한국은 2021년 방위비 분담금을 13.9% 인상해 10억 달러에 가까운 금액을 부담했다”며 “한국은 현재 트럼프 행정부 때보다 더 많은 분담금을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CNN은 이밖에 “트럼프 재임 이전에 한국이 방위비를 거의 내지 않았다”는 주장도 허위라고 지적했다. 한국은 2014년 8억 6700만 달러의 방위비 분담금을 지급했다. 미 의회조사국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은 인건비를 제외한 주둔 비용의 40~50%를 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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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부인 멜라이나 여사가 워싱턴DC 한국전 참전용사 기념공원을 걷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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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나토 방위비 3% 인상”



트럼프가 방위비에 대한 거짓 주장을 반복하는 배경은 동맹국에 대대적 방위비 인상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3일 트럼프의 측근을 인용해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ㆍ나토) 회원국에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현 2%에서 3%로 올리도록 요구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지난 2월 나토의 집단방위 원칙과 관련, 방위비를 내지 않는 동맹들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도 돕지 않을 것이고, 오히려 러시아에 공격을 권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논란을 빚은 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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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시간주 프리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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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사람’ 몰리는 트럼프 캠프



그럼에도 트럼프 캠프엔 돈이 몰리고 있다. 트럼프 측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 한달간 7620만 달러의 후원금을 모았다고 밝혔다. 지난 3월 후원금 6560만 달러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미국 대선에서 후원금 규모는 사실상 당선 가능성과 비례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트럼프의 '몸값'이 올라가면서 러닝메이트로 대선에 나갈 부통령 후보군들도 본격적인 구애 경쟁에 나섰다. 트럼프는 지난 4일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2만 5000달러 이상 고액 후원자 초청 오찬을 열었는데, 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7명 전원이 참석했다. 크리스티 노엄 사우스다코타 주지사,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J.D 밴스 상원의원, 엘리즈 스테파닉 하원의원,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팀 스콧 상원의원, 바이런 도널즈 하원의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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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 1일(현지시간) 미시간주 프리랜드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연설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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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를 향한 치열한 오디션이 펼쳐졌다“고 분석했고, 악시오스도 “쇼타임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오찬에서 경쟁자인 조 바이든 대통령을 “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규정하고, 자신에 대한 형사 기소는 “정치적 탄압”이란 주장을 반복했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이 사람들(바이든 행정부)은 게슈타포 행정부를 운영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를 나치 시절 비밀 경찰조직 게슈타포에 비유하기도 했다.



‘6개월 기준’ 트럼프 우세



4일 리얼클리어폴리틱스(RCP)가 집계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46.6%로 바이든(45.1%)을 박빙으로 앞섰다. 또 승부처가 될 7개 경합주 모두에서 트럼프는 바이든을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다. 지난 10번의 미국 대선에서 6개월 전 승기를 잡은 후보가 당선된 사례는 7번에 달한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미국 내 사업권 강제 매각이 결정된 중국계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을 선거운동에 활용할지를 놓고 트럼프 캠프가 손익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1억 7000만개의 계정이 존재하는 플랫폼을 선거에 쓰지 않는 것은 불이익을 감수하는 결정이다. 그러나 트럼프 캠프 입장에선 중국에 대한 강경론자가 많은 공화당 지지자들의 성향을 무시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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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2일 노스캐롤라이나주 윌밍턴에서 연설 후 손짓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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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바이든 캠프는 2022년 말 대부분의 연방 정부 기기에서 틱톡을 금지했음에도 지난 2월 틱톡 계정을 열고 틱톡을 선거에 계속 활용하고 있다.

워싱턴=강태화 특파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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