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 게시된 메뉴안내문.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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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장을 보거나 밖에서 음식을 사먹는 일이 두려워질 만큼 물가 압박이 크다. 서민들의 대표 음식인 냉면, 김밥, 비빔밥 가격이 크게 올랐다. 게다가 치킨, 피자, 버거 등 프랜차이즈 먹거리도 가격 인상 대열에 합류해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대파와 토마토가 급등하고 배추, 시금치 같은 신선채소 또한 장바구니에 담기 힘들 만큼 많이 올랐다. 이런 현상은 약 3년째 지속되고 있다.
6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4월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 높다.
이로써 외식 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돈 현상이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 이어졌다.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 절반 정도인 19개가 평균을 상회했다.
떡볶이가 5.9%로 가장 높고 비빔밥(5.3%), 김밥(5.3%), 햄버거(5.0%), 도시락(4.7%), 칼국수(4.2%), 냉면(4.2%) 등 순이다. 39개 품목 중 물가가 내린 품목은 없다.
외식 물가 상승은 사과와 배 등 과일류 가격이 폭등한 데다가 최근 양배추 한 통이 1만 원에 달하는 등 채소류 가격까지 덩달아 뛴 데 따른 영향이다.
가공식품 물가 상승률은 2021년 12월부터 지난 1월까지 26개월째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을 웃돌다가 2월에 역전돼 지난달까지 석 달째 전체 평균을 하회 중이다.
서울 한 대형마트에서 고객들이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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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 35.6%인 26개는 전체 평균을 웃돌았다. 설탕이 18.6%로 가장 높고 이어 소금(17.4%), 양주(10.6%), 건강기능식품(8.7%), 발효유(6.7%), 우유(6.2%) 등 순이다.
가격을 내린 품목도 있다. 정부가 사실상 가격통제에 나섰기 때문이다.
소주(-1.3%)와 밀가루(-2.2%), 라면(-5.1%), 김치(5.5%) 등 26개 품목은 물가가 내렸다.
하지만 음식점에서 판매하는 소주와 라면 가격은 꾸준히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두 품목의 납품가가 내렸지만 음식점들은 가격 하락분을 반영하지 않고 ‘고물가’에 편승해 가격을 계속 올린 것이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전년 동월 대비 외식 소주 가격 상승률은 1월 4.8%, 2월 3.9%, 3월 1.9%로 집계됐다.
‘국민 간식’ 김밥과 치킨, 피자도 줄줄이 올랐다.
김밥 프랜차이즈 바르다김선생이 지난달 바른김밥 등의 가격을 인상했고, 치킨 프랜차이즈인 굽네는 9개 메뉴 가격을 1900원씩 올렸다. 피자헛도 최근 갈릭버터쉬림프 등 프리미엄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서울 시내의 한 식당 앞에서 관광객들이 김밥 가격을 확인하고 있다. 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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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언제까지 제품 가격 인상을 억제 하겠냐” 며 “원재료 가격이 올라 제품 가격을 인상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나올 수밖에 없다. 그 때는 가격통제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물가는 한번 올라가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다는 특성이 있다. 물가가 오르면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되고,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지난 3일 농림축산식품부는 한훈 차관 주재로 식품·외식기업 관계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물가안정을 위해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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