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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은행서 뺨맞았는데 인뱅서도 퇴짜”...대출 문턱 더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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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신용대출의 신용점수
시중은행보다 오히려 높아
중저신용자 자금공급 무색


매일경제

인터넷전문은행 [사진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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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저신용자에 대출 공급이 설립 목적 중 하나인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갈수록 고신용자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가 계속되고, 경기부진 등으로 연체율 관리에 나서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보이지만, 당초 인허가 취지를 다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5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인터넷전문은행이 지난 4월 신규로 신용대출을 내준 차주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코리아크레딧뷰로(KCB) 기준으로 907~938점이었다. 인터넷전문은행 3사 중에선 캐이뱅크가 938점으로 제일 높았고 토스뱅크가 920점, 카카오뱅크 907점이었다.

반면 5대 시중은행의 경우 평균이 913~933점으로 이들보다 더 낮은 경우도 발생했다. 가령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이 신용대출을 실행한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각각 913점, 920점으로 토스뱅크나 케이뱅크보다도 낮았다.

중·저신용자는 신용평점이 하위 50%(KCB 860점 이하)인 사람을 말한다. 신용점수 900점 이상은 일반적으로 고신용자로 분류되며 대체로어느 은행에서도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설립 목적 중 하나가 신용점수 860점 이하인 중저신용자에게 대출을 어느 정도 공급하는 것이다. 그러나 최근 인터넷은행 3사는 3월 집계때보다 오히려 더 높은 신용점수를 보유한 사람들 위주로 대출을 내줬다. 지난 3월 집계를 보면 카카오뱅크의 경우 신용대출자들의 평균 신용점수가 903점이었는데, 4월 집계 때 907점으로 올랐고, 케이뱅크는 897점에서 938점으로 40점 이상 올랐다. 토스뱅크가 지난 3월과 4월 비슷한 신용점수를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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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신용자 위주의 영업을 하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떨어졌다. 3월 집계때만해도 6.13~6.81%였던 인터넷전문은행 3사의 신용대출 평균금리는 4월 집계에선 5.47~6.82%로 나타났다.

신규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신용점수의 변동이 거의 없었던 토스뱅크만 금리가 비슷한 수준에서 유지됐고, 신용점수가 올라간 나머지 인터넷전문은행 2사의 경우 고신용자에게 더 많이 대출을 내주면서 금리는 내린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3월 집계때 평균금리가 6.13%였지만 4월엔 6.09%로 0.04%포인트 떨어뜨렸고, 케이뱅크는 같은 기간 평균금리를 6.18%에서 5.47%로 큰 폭으로 떨어뜨렸다.

반면 5대 시중은행 가운데 신한·하나·우리은행은 신용등급이 좀 더 낮은 사람에게도 대출을 실행하면서 평균 신용점수는 전달 대비 낮게 나왔다. 그대신 금리는 소폭(0.01~0.07%포인트) 올렸다.

대출문턱이 높아지면서 갈 곳 없는 중저신용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중·저신용자가 주 고객인 저축은행은 조달비용 상승과 건전성 악화에 신규 영업은 대폭 줄이고 있다. 지난해 저축은행의 총 여신 잔액은 10조 넘게 줄었다.

한편 지난해 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자 대출 공급계획을 발표하고, 대출 기준을 ‘말잔’에서 ‘평잔’으로 강화하면서 중·저신용자 대출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작년 말 인터넷전문은행 3사는 각각 ▲카카오뱅크 30.4% ▲토스뱅크 31.5% ▲케이뱅크 29.1%의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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