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자지라 이스라엘서 쫓겨났다…네타냐후 "선동 매체 폐쇄"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의 자국 내 취재·보도 활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해당 방송국이 가자지구 전쟁 보도를 편파적이고 불리하게 했다는 이유를 들면서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5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에 "선동 매체 알자지라가 이스라엘에서 폐쇄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날 네타냐후 총리 주재로 열린 각료회의에서 만장일치로 알자지라 사무소 폐쇄 및 취재 보도 활동 금지가 결정됐다.

이스라엘 정부가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 방송의 자국 내 취재·보도 활동을 금지하기로 했다. 사진은 알자지라 네트워크의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이스라엘 통신부 장관이 알자지라 현지 사무소 폐쇄와 장비 압수, 알자지라 채널 차단 등을 즉각 시행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알자지라는 즉각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알자지라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지국장인 왈리드 오마리는 성명에서 "이번 조치는 매우 위험하며 정치적인 동기에 의한 것"이라면서 "법무팀이 이스라엘 정부의 조치에 대해 소송을 준비해왔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 크네세트(의회)는 지난달 1일 국가안보에 해가 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보도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하는 '알자지라 법'을 가결했다. 이 법을 근거로 이스라엘 총리, 통신부 장관 등은 국가 안보에 실질적으로 악영향을 끼친다고 판단될 경우 외국 방송사의 방송을 중단시킬 수 있게 됐다. 현지 지국 폐쇄와 함께 인터넷 서버·웹사이트 접속 차단도 명령할 수 있다.

이 법은 알자지라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가자지구 전쟁에서 이스라엘에 불리한 보도를 해왔다는 판단에 따라 마련됐다. 카타르 왕실의 지원을 통해 운영 중인 중동 최대 뉴스네트워크인 알자지라 방송은 그간 아랍권의 여론과 주장을 대변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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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 "종전 없다", 하마스 "포괄적 휴전 원해"

이런 가운데,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휴전 협상의 핵심인 종전과 이스라엘군 철군은 불가하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영상 메시지에서 "인질 석방의 대가로 전투를 잠시 멈출 수는 있다"면서도 "어떤 경우에도 군사 작전 종료와 가자지구 철군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를 빗댄 가면이 지난 4일 독일 베를린의 친 팔레스타인 시위에 등장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어 "하마스의 요구에 동의하는 것은 항복을 뜻하는 만큼 수용할 수 없다"며 "우리는 모든 전쟁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정치지도자 이스마엘 하니예는 이날 성명에서 "전쟁 종료와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철수를 포함한 포괄적인 휴전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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