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계 거목'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 별세

한국 연극의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아온 극단 산울림 임영웅 대표가 어제(4일) 향년 89세로 별세했습니다.

임 대표는 노환으로 입원 중이던 서울대병원에서 어제 새벽 숨을 거뒀습니다.

1934년 서울에서 출생한 고인은 서라벌예대에서 수학하고 1955년 연극 '사육신'을 연출하면서 연극계에 데뷔했습니다.

1969년 사무엘 베케트의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부인인 번역가 오증자 씨의 번역으로 국내에 초연한 이래 다양한 작품으로 호평받아 왔습니다.

1970년 극단 산울림을 창단해 현대 연극의 산실로 키워냈고 1985년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 소극장 산울림을 개관한 뒤 완성도 높은 연출로 여러 작품을 산울림 무대에 올리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산울림 소극장은 대학로의 대표적인 소극장으로 최근 폐관한 김민기의 '학전'과 더불어 한국 소극장의 상징과 같은 곳으로 자리매김해왔습니다.

특히 고인은 극단 산울림을 통해 '고도를 기다리며'를 1969년부터 50년간 1천 5백회 이상 공연하며 22만 명이 넘는 관객들을 만나는 대기록을 세우기도 했습니다.

고인은 연극계 입문 후 일간지 문화부 기자, 드라마 PD로도 일했으며 국립극단 이사와 한국연극협회 이사장, 한국연극연출가협회 초대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연극계 행정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2019년 문화예술 공로자에게 주는 최고 훈장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습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인 불문학 번역가 오증자 씨와 슬하에 임수현 산울림 예술감독 등 1남 1녀가 있습니다.

빈소는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3호실에 마련됐고 발인은 7일 오전 8시, 장지는 서울추모공원입니다.

(사진=산울림 제공, 연합뉴스)

박하정 기자 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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