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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9 (일)

"닭고기 맛" 뱀고기 "고효율" 식용곤충, 식량위기 해법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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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어나는 세계 인구, 육류 소비도 증가

기후위기 시대, 친환경적 단백질 필요

소·돼지·닭보다 효율 좋은 '곤충' 주목

"닭고기 맛 비슷" 뱀고기도 대안으로

미생물 활용 '공기 단백질'까지 등장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서연미 아나운서
■ 대담 : 조석영 PD, 신혜림 PD

◇ 서연미> 좀 더 밀도 있게 알아볼 이슈 짚어보는 뉴스 탐구생활 시간입니다. 신혜림 PD, 조석영 PD 나와 계세요.

◆ 조석영, 신혜림> 안녕하세요.

◇ 서연미> 오늘은 어떤 이슈 탐구해볼까요?

◆ 조석영> '인류의 미래 식량, 곤충 아니면 뱀일까?'라는 주제로 준비해봤습니다. 밥 먹을 때 단백질 함량 챙기시는 분들 많으시죠. 동물성 단백질인 육류라고 하면 보통 닭고기 소고기 돼지고기를 생각하는데요. 이 자리를 곤충이 대체할 수 있다는 얘기는 꽤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그런데 심지어 최근에 뱀이 이 자리를 대체할 수 있다는 연구가 나왔어요.

◇ 서연미> 곤충 아니면 뱀이라니, 그냥 닭이나 소나 돼지고기 먹으면 안 될까요?

◆ 조석영> 왜 곤충이나 뱀 얘기가 나오는 건지 정리해보겠습니다. 유엔식량농업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50년에는 세계 인구가 92억 명이 될 거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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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연미> 인구가 우리나라만 줄어드나봐요.

◆ 조석영> 2022년에 세계 인구가 80억 명이었으니까 앞으로 2-30년 안에 10억 명이 더 늘어간다는 얘기예요. 이렇게 늘어난 인구가 지금처럼 고기를 먹는다고 하면 고기도 많이 필요하겠죠. 2021년에 전 세계에서 생산된 육류가 3.5억 톤이라고 합니다. 이걸 토대로 계산해보면 2050년에는 고기가 4.5억 톤이 필요하대요.

◇ 서연미> 그럼 축산업이 앞으로 더 커질 수 있겠네요.

◆ 조석영> 만약 지금처럼 육류를 소비한다면 그렇겠죠. 그런데 저희 방송 댓글에도 올라오지만 축산업이 기후위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얘기가 나와요.

◆ 신혜림> 대표적으로 거론되는 게 이산화탄소보다 기후위기에 더 나쁘다는 메탄가스죠. 소가 숨만 쉬어도 나온다고 하잖아요.

◆ 조석영> 기후위기를 부르는 온실가스 중에서 축산업에서 배출된 양이 12%라는 분석도 있어요. 물론 축산업계 일각에서는 축산업이 온실가스 배출의 주범 중 하나라는 건 오해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실제 축산업 같은 경우는 공장처럼 정확하게 온실가스 배출량을 측정하기에는 좀 복잡하고 통일된 기준이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럼에도 유엔과 같은 국제기구에서는 축산업과 기후위기의 관련성을 부정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식량이 지구 온난화에 미친 영향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는 선언문이 나오기도 했어요.

◇ 서연미> 소 키우려고 아마존 우림에다 불질렀다 이런 뉴스도 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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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영> 몇 년 전에 아마존에서 화재가 크게 발생한 적이 있어요. 몇 주 동안 불이 꺼지지 않고 연달아 발생한 화재 건수가 2천 건이 넘었는데요. 화재가 시작된 이유가 소 방목을 위해 일부러 불을 냈다는 거예요. 아마존은 지구의 허파라고 하잖아요. 이 화재 때문에 온실가스가 나온 것도 문제지만, 탄소를 포집하는 숲이 사라졌기 때문에 아마존이 불탄 건 기후위기에는 굉장히 심각한 문제가 되는 거죠.

◆ 신혜림> 그리고 애초에 고기를 만드는 과정에서 자원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지적도 있어요.

◆ 조석영> 네덜란드 바헤닝언 대학교 연구에 따르면, 단백질 1kg을 만들 때 소는 물 112KL, 사료 10kg, 땅 198제곱미터가 필요합니다. 돼지는 사료 5kg, 물 57KL가 필요하고요. 이 가축들이 사육되는 기간엔 물론 유통되는 과정까지 합치면 온실가스 배출량도 상당하다는 거죠.

◇ 서연미> 정리해보면, 앞으로 30년 사이에 인구가 꽤 많이 늘어나는데, 그 사람들이 지금처럼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를 먹을 경우에 지구 환경에 굉장히 나쁜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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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영> 그렇습니다. 그런데 단백질 섭취는 필요하기 때문에 소, 닭, 돼지가 아닌, 대체 단백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거죠. 그 대표주자가 바로 곤충인데요. 10년 전에 개봉한 영화 <설국열차>를 보시면, 바퀴벌레를 재료로 양갱처럼 생긴 단백질 블럭을 만들어서 하위계층 사람들에게 식량으로 나눠주거든요. 이 설정에도 다 근거가 있었던 거예요. 곤충은 효율이 굉장히 좋은 단백질 공급원이라는 거죠. 같은 단백질 1kg을 만드는데 소에 비해 땅과 사료가 10분의 1 정도만 필요하고요. 물도 5분의 1 정도면 됩니다.

◆ 신혜림> 저는 곤충을 안 먹어봤지만, 어르신들이 어릴 때 메뚜기 튀겨 먹었다는 얘기 하시는 건 들어봤어요. 요즘 자연에서 도구나 먹거리를 다 찾아서 생존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콘텐츠도 인기가 많은데 거기서도 곤충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고요.

◇ 서연미> 저는 번데기는 먹어봤습니다.

◆ 조석영> 번데기도 곤충이죠. 어렸을 때 소풍 가면 팔던 것도 기억나고, 아예 통조림으로도 나오잖아요. 그리고 해외여행 가보시면 야시장 같은 곳에서 곤충 요리 파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아시아에서만 52개국, 남미 15개국, 아프리카 48개국에서 곤충을 먹는다고 합니다.

◇ 서연미> 바로 그 곤충이 미래 먹거리가 될 수 있다는 거고, 뱀 얘기는 왜 나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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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영> 최근에 논문이 하나 발표됐어요. 사이언티픽 리포트라는 과학저널에 시드니 매쿼리대 대니얼 나투시 박사의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결과입니다. 1년 동안 태국과 베트남 농장에서 사육되는 비단뱀의 성장 속도를 분석을 해보니까 말레이비단뱀, 버마비단뱀은 먹이를 4.1g 주면 체중이 1g 정도 증가한대요. 앞서 단백질 1kg 만드는 데 자원이 얼마나 들어간다는 것과 같은 비교기준은 아니지만, 아무튼 뱀이 소나 돼지, 닭보다는 자원효율성이 좋다는 거예요. 또 20-127일 동안 먹이를 주지 않아도 하루 평균 체중 감소량이 0.004% 정도라는 점도 놀랍습니다.

연구를 진행한 나투시 박사에 따르면, 비단뱀 같은 파충류 고기는 단백질 함량이 높고 포화지방이 적고 맛도 닭고기랑 비슷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뱀고기는 이미 동남아시아나 중국 같은 국가에서는 인기 있는 식자재라고 합니다. 지난해 11월에 홍콩에 있는 피자헛에서 뱀고기 피자를 출시했을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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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연미> 일단 동물성 단백질 섭취라는 점에서만 보면 곤충이랑 뱀이 지금의 소, 닭, 돼지보다 효율적이라는 건 알겠거든요. 그런데 우리에게는 더 나은 선택지가 있지 않을까요.

◆ 조석영> 곤충이나 뱀은 심리적인 거부감이 크잖아요. 사실 요즘 식용 곤충업계는 주로 반려동물 사료 쪽으로 가고 있다고 합니다. 단백질 섭취라고 하면 생선도 빼놓을 수 없는데, 물고기를 너무 많이 잡아서 해양 생태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있고, 중금속 오염 우려도 있다보니 대체 생선도 개발 중이라고 하더라고요.

2025년이 되면 이 대체 단백질 시장이 178.6억 달러 규모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압도적으로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건 식물성 단백질입니다. 밭에서 나는 소고기라고 불리는 콩이나 견과류에 많이 들어있어요. 환경 파괴도 덜하고 심리적 거부감도 없다보니 이쪽이 주요한 대안이 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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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혜림> 그러면 식물성 단백질에, 곤충에, 뱀까지 연구가 이뤄지고 있으면 식량위기는 해결될 수 있는 건가요?

◆ 조석영> 과연 곤충과 뱀이 지구를 구할 것인가. 그렇게 보기는 어렵습니다. 사실 식량위기는 식량이 부족한 게 아니라 분배의 문제라고 하거든요. 어떤 나라에서는 음식물 쓰레기 처리가 환경 문제가 되는 수준이 되고, 어떤 나라에는 굶어 죽는 사람들이 있는 게 결국 정치적인 문제라는 거잖아요.

◇ 서연미> 결국엔 식량 문제도 빈부격차의 문제인 거예요.

◆ 조석영> 세계적인 수준의 빈부격차 문제죠. 이게 대체 단백질이 개발되냐 아니냐에 달린 건 아니라는 평가가 있고요. 다만 이미 육류를 많이 소비하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에서 축산업을 이대로 유지할 거냐, 기후위기라는 문제에 있어서는 대체 단백질이라는 아이디어가 의미가 있겠죠.

◆ 신혜림> 핀란드에서 공기 단백질 공장이 세계 최초로 문을 열었다는 뉴스를 봤어요. 솔라푸드라는 기업이 이 공기 단백질을 만드는데, 산소 수소, 이산화탄소를 특정 미생물에게 먹이면 그 미생물이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을 토해내는데, 그걸 건조해서 분말로 만들면 60-70%가 단백질이라는 거예요. 거기에 9가지 필수 아미노산까지 다 있어서 말린 콩이랑 비슷한 수준이래요. 그래서 하나의 공장에서 젖소 300마리짜리 농장이 생산하는 우유 단백질과 같은 양의 단백질을 생산한다는 거예요. 소량 생산은 이미 해봤고 시험 판매도 한 다음에 이제는 양산 단계로 들어간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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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석영> 이미 싱가포르에서 팔 수 있게 됐다고 하더라고요. 싱가포르가 특히 이런 배양육, 발효육, 대체육에 개방적이라고 합니다.

◆ 신혜림> 우리도 R&D 투자 많이 해서 이런 걸 선진적으로 개발해나가면 어떨까 싶어요.

◇ 서연미> 네. 여기까지 인류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얘기를 나눠봤습니다. 조석영 PD, 신혜림 PD, 수고하셨습니다.

◆ 조석영, 신혜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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