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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중국, 자국 내 시위 탄압하면서 미국 대학 시위엔 동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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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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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대학 반전 시위

자국민의 시위를 용납하지 않는 철권통치를 유지해 온 중국이, 미국 대학가의 반전 시위에는 공감을 표하며 미국 정부를 비판하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달 28일 엑스(X·옛 트위터)에 미국 대학가에서 시위대를 체포하는 경찰관들의 모습으로 보이는 영상을 게재했습니다.

화춘잉 대변인은 해당 게시물에서 "이런 시위가 다른 곳에서 벌어졌을 때 미국 당국자들이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기억하느냐"고 물었습니다.

류펑위 주미 중국대사관 대변인은 관련 질의에 중국은 미국 내정에 대해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하면서도 "전 세계의 양심 있는 이들이 정의를 촉구하는 목소리에 더는 귀를 막아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중국은 팔레스타인인의 권리를 지지한다면서 "관련국은 더는 분쟁에 무기를 들이부으면서 휴전 필요성을 말하거나, 인도적 접근에 걸림돌을 만들면서 협상을 이야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는 웨이보 계정에 "미국 명문대 대학생들이 왜 시위를 벌이나?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문제에서 팔레스타인을 지지하기 때문이고, 더는 미국의 이중잣대와 이스라엘 편을 드는 버릇을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란 글을 올렸습니다.

정작 중국은 자국 내에선 멀게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민주화 시위를 유혈진압하고, 가깝게는 2022년 '제로 코로나'(고강도 방역) 정책 유지에 반발해 '백지 시위'를 벌인 대학생들을 체포·구금하는 등 성격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시위를 극도로 제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중국 당국이 공식 채널까지 동원해 가자 전쟁에 목소리를 내는 미국 대학생들을 응원하는 건, 이번 상황을 미국 주도의 세계질서를 흔들 기회로 활용하려는 중국 정부의 입장 때문이라고 WSJ은 분석했습니다.

이스라엘을 계속 지원하는 미국의 위선적 태도를 비판함으로써, 중동 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세계 각지의 개발도상국들을 규합해 반미연대 결성을 꾀한다는 겁니다.

WSJ은 "중국 정부는 영향력을 활용해 하마스를 억제하고 분쟁의 확대를 막아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거부해 왔다"고도 지적했습니다.

한편, 미국 주요 대학에서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지만, 미국 내 중국 유학생들은 대부분 시위에 참여하지 않고 관망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대학 관계자들은 전했습니다.

이현식 D콘텐츠 제작위원 hyunsi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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