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으로 인한 병역 자원 급감 상황에서 ‘병역 특례’는 줄이고 없앨 수밖에 없다. 작년 출생아는 23만명이다. 20년 뒤 군대에 갈 수 있는 남자는 1년에 10만명 안팎에 그칠 것이다. 아무리 첨단 군사기술을 동원한다고 해도 이 숫자로 어떻게 100만명이 넘는 북한군을 상대할 수 있나. 이런 미니 군대로는 통일의 기회가 와도 북한 지역 관리조차 하지 못할 것이다.
학군장교(ROTC) 지원 경쟁률은 2015년 4.8대1에서 지난해 1.8대1로 급감했다. 작년 ROTC는 전국 대학 108곳 중 54곳이 미달이었다. 1000억원 스텔스기와 1조원 이지스함을 운용하는 부사관도 2018년 이후 모집 정원을 채운 적이 없다. 육군 부사관 충원율의 경우 77%까지 내려앉았다. 최근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군 인력 확보에) 대규모 군사작전 하듯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고 했다. 육군총장이 지휘 서신에서 병력 부족을 걱정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여성 징병제 논의도 언제까지 금기 사항일 수는 없다. 이미 여군은 금녀의 벽이라던 잠수함 근무도 한다. 드론 조종이나 행정 업무 등은 누구나 할 수 있다.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장교와 부사관만 뽑는 여군 모병제 범위를 넓히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세계 최악의 저출생으로 인한 병력 부족 문제는 시한폭탄처럼 째깍거리고 있다. 상황이 너무 절박하다.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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