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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존슨 전 英총리, 신분증 깜빡해 투표 못할 뻔…자승자박 선거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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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만든 선거법 규칙 때문에 투표소서 거절당해

사회 소수자에게도, 자신이 속한 보수당에도 불리한 결과 초래

뉴스1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르완다 키갈리의 레미고 호텔에서 열린 영연방정상회의(CHOGM) 기자 회견에서 연설한 후 떠나고 있다. 2022.06.24/뉴스1 ⓒ 로이터=뉴스1 ⓒ News1 김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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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진영 기자 = 영국에서 투표 시 반드시 신분증을 지참해야 한다는 법률을 만든 보리스 존슨 전 총리가 정작 자신이 신분증을 깜빡하는 일이 발생했다.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존슨 전 총리는 2일(현지시간), 사우스 옥스퍼드셔 투표소에서 투표를 시도했으나 처음에 신분증을 제시하지 못해 한 차례 거절당한 뒤 이후에 투표를 마칠 수 있었다.

존슨 전 총리는 자신이 집권하던 2022년, 선거법을 발의해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지참해야만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법안 발의 당시에도 해당 규칙이 총선 등에서 수십만 명의 투표를 막을 수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특히 장애인이나 소수민족 등 사회 소외계층일수록 투표를 단념할 가능성이 더 높은데, 이들은 상대적으로 존슨 전 총리가 속한 보수당에 투표할 가능성도 작았다.

하지만 이미 법안이 발표된 이상, 올해 말로 예정된 총선거에서도 해당 규칙은 그대로 유지될 전망이다. 선거관리위원회는 이 법의로 인한 선거권 박탈 효과가 총선에서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우려했다.

존슨 전 총리의 동료 제이콥 리스 모그는 지난해, 해당 선거법이 향후 열릴 선거 지형을 보수당에 유리한 쪽으로 만들려는 시도였으나 역효과를 냈다고 인정했다.

그는 "신분증이 없는 사람들은 노인이었고, 대체로 보수당 지지자였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리는 유권자들을 힘들게 만들었고 완벽히 작동했던 시스템을 뒤엎었다"고 시인했다.

realkw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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