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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싸다고 주웠는데" 에코프로 개미 어쩌나…매출 반토막에 적자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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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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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프로가 적자 전환한 성적표를 내놨다. 주요 전방산업인 전기차 시장의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 여파가 컸다. 에코프로는 2분기에도 수익성 개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원재료비, 판매관리비 등 다방면의 원가 절감을 통해 수익성 제고에 나서겠단 계획이다.

에코프로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206억원, 영업손실 298억원을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50.6%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계열사별로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은 올 1분기 영업이익이 6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94% 감소했다. 전구체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머티리얼즈는 영업손실 130억원을 기록, 적자로 돌아섰다.

이들의 실적 부진은 전기차 시장의 캐즘 영향이다.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1641만2000대로 전년 대비 16.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61.3%, 2023년 33.5%에 이어 크게 둔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리튬 등 메탈 가격 하락, 재고자산평가충당금 등이 에코프로 계열사들의 수익성 악화 요인으로 지목됐다.

에코프로는 올 2분기에도 수익성 악화가 지속될 것으로 봤다. 박재하 에코프로 경영관리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전방시장 수요 둔화, 메탈가 하락, 래깅(원재료 투입시차) 효과로 원재료 비용이 올라 전지재료 사업 전반적으로 매출과 수익성이 좋지 않다"며 "2분기에도 낮은 메탈가가 판가에 반영돼 유의미한 수익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에코프로는 전방산업 부진 현상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시장을 선도할 수 있도록 제품·고객·영업 등 각 부문에 걸쳐 사업 전략을 재검토할 계획이다. 무엇보다 '수익성 강화를 통한 체질개선'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에코프로는 지난 4월 지주사, 가족사가 모두 참여하는 원가혁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했다. 가공비, 원재료비, 투자비 및 생산성 3개 분과로 구성돼 주요 제품별 원가를 분석하고, 향후 2년 내 총원가 30%를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도출하기 위해 발족한 TF다. 원가절감에 기여한 직원에 성과급을 약속하고, 경영진 KPI(핵심성과지표) 항목으로 포함하며 의지를 비쳤다.

박 본부장은 "고객과 함께 캐즘을 단기간에 헤쳐나가는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 원가절감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고객사와 긴밀히 협의해 물량을 추가 확보하고 변동성을 최소화해 고정비를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원재료 로스를 최소화하고 판매관리비 등 모든 원가를 최대한 절감해 수익성 제고에 집중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을 통한 배터리 재활용의 강점을 고객 확보에 적극 활용하고, 현재 세계 1위인 하이니켈과 함께 미드니켈, LFP(리튬인산철) 등 제품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 에코프로 클로즈드 루프 시스템은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원료, 전구체, 양극재에 이르는 이차전지 양극소재 생산 과정을 하나의 단지에서 구현한 것이다. 한 곳에서 전 과정을 진행해 원가 절감과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

1조5000억원 규모로 예정했던 올해 설비투자(카펙스)는 예정대로 집행한다. 김장우 에코프로비엠 경영지원본부장은 "투자 예정액 상당부분은 헝가리 공장 투자에 들어간다"며 "투자는 현재 차질없이 진행 중이고, 헝가리 2공장 투자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 이어 "필요한 자금은 수출입은행 등 국가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ECA 차입으로 진행 중인데, 조만간 마무리될 것"이라고 했다.

투자속도 조절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본부장은 "일부 글로벌 OEM, 배터리 제조사가 투자속도를 늦춰, 현재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다만 현재까지 투자 규모, 시기에 대한 특별한 조정은 안했고, 전방 파트너들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했다. 에코프로머티리얼즈도 내년 하반기 완공 목표인 전구체 3·4공장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고 했다.

시장 성장세 둔화로 생산 계획을 조정하면서 공장 가동률은 사업 계획보다 낮아진 상태다. 김 본부장은 "생산과 판매 활동을 조정해 고정비 부담을 최소화하고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겠다"며 "하반기 수요 증대 가능성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했다.

에코프로비엠의 유가증권 이전상장은 최근 주관사 선정을 완료했다. 이달 30일 자회사인 에코프로글로벌과 소규모 합병을 완료한 후, 에코프로비엠 이전상장의 구체적인 일정을 마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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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에코프로



박미리 기자 mil05@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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