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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중흥그룹, 계열사 실적하락에 돌파구 마련 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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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토건, 인수대금 1조원 차입…이자 5배↑
주택 사업 포트폴리오에 실적 악화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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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건설과 중흥그룹의 실적 악화가 이어지고 있다. 주택 사업 중심의 매출 구조 탓에 건설 원자재 가격 상승과 부동산 경기 침체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중흥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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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최지혜 기자] 대우건설 인수 3년 차를 맞은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이 동반 실적 악화를 겪고 있다.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해 인수한 '톱3 건설사' 대우건설마저 수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인수대금의 60%가량을 빌려 대우건설을 품은 중흥그룹 '빚투' 경영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중흥그룹은 시공능력평가 15위의 중흥토건과 50위의 중흥건설을 거느리고 있다. 그룹은 지난 2021년 대우건설 주식 약 51%를 취득하는 SPA(주식매매계약)를 체결했다. 비중은 중흥토건 40.6%, 중흥건설 10.15%로 나뉘었다. 인수 절차가 마무리된 2022년 중흥토건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2일 중흥그룹에 따르면 중흥토건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13조770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전년 매출 11조1065억원보다 24%가량 성장한 실적이다. 그러나 영업이익은 8199억원으로, 전년 9140억원보다 10.2% 줄었다. 매출은 크게 증가해 외형은 확장했지만, 실제 손에 쥔 이익이 줄며 내실을 챙기지 못한 것이다.

중흥건설 실적 흐름도 비슷하다. 지난해 매출 4332억원, 영업이익 37억원을 올렸다. 매출은 전년 3859억원보다 12% 성장했으나, 영업이익은 96억원에서 절반 이상 증발했다.

중흥그룹 실적은 대우건설 인수 전후로 극적인 변화를 겪었다. 시공능력평가 3위에 올라 있는 대형 건설사의 실적 편입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이 한 해 만에 크게 불어난 것이다. 중흥토건 매출의 경우 2021년 1조7675억원에서 이듬해 6.3배가 됐고, 영업이익은 2915억원에서 3배 늘었다.

매출 구조도 격변했다. 대우건설 인수 전까지는 매출의 74%가 분양 수익에서 발생했지만, 현재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81%가 공사 수익에서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우건설 인수 과정에서 대금을 차입하면서 부채도 크게 증가했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중흥그룹이 지급한 대금은 약 2조1000억원 규모였다. 대금의 42%에 해당하는 8760억원을 자기 자금으로 충당했다. 나머지 58%인 약 1조2000억원은 금융 조달로 마련했다.

이에 인수 추진 전이던 2020년 말까지 32% 수준이던 중흥토건 부채비율은 지난해 196% 수준으로 뛰었다. 여기에 고금리 상황에서 1년 안에 상환해야 하는 단기차입금 1조333억원과 단기사채, 1조원대 미지급금 등도 부담해야 한다.

이자도 해마다 늘고 있다. 앞서 2021년 한 해에 607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이듬해 1895억원으로 급증했고, 지난해엔 3050억원으로 급증했다. 2년 만에 5배가량 이자비용이 늘어난 것이다. 대우건설 인수 당시 업계에선 대금 차입으로 인한 이자비용을 연 400~500억원 정도로 예상했는데, 지난해 금리가 오르면서 이자 부담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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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부터 해외 사업 확대를 강조해 왔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이 지난해 11월 투르크메니스탄 지사 개소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대우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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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대우건설마저 부진한 실적을 내고 있다. 대우건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625억원으로 전년(7600억원) 대비 12.8% 감소했다. 올해 1분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4.6% 줄어든 매출(2조4873억원)과 35.0% 급감한 영업이익(1148억원)을 기록했다.

대우건설 실적이 줄어든 것은 악화된 주택 경기와 직결돼 있다. 주택 건축 사업이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중흥토건 역시 주택 건축과 자체 분양 사업을 통해 매출을 내고 있다. 이에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반전되기 전까지는 양사의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대우건설은 경영상 개선된 측면이 있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 당시 2020년 기준 248%였던 부채비율을 100%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우건설 부채비율은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197%로 낮아졌다. 이와 함께 사업 방향성으로 제시했던 해외 수주 확대에도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지난해 대우건설은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해외 수주를 달성했다.

지주사인 중흥그룹 차원에서 대우건설의 경영 방향성을 제시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중흥토건 최대주주인 정원주 중흥그룹 부회장은 지난해 대우건설 회장에도 취임하며 양사의 화학적 결합 단계이 진척을 보인 만큼 각 사가 제시하고 있는 경영 방향성도 수평을 이루고 있다.

중흥그룹은 관계자는 "국내 부동산 경기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에 제시한 경영 과제를 풀어가고 있다"며 "대우건설의 경우 지속적으로 해외 사업을 강화하면서 재무 건전성을 개선하고, 중흥그룹의 경우 주택 사업 단일 포트폴리오를 보유한 만큼 효율적인 경영에 힘쓰고 있다"고 말했다.

대우건설은 1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고금리와 원가율 상승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줄었지만, 내실 경영에 주력하고 있다"며 "비주택 부문에서의 꾸준한 성장과 수익성 확대가 기대되고 있고, 이라크·리비아뿐 아니라 팀코리아에서 시공사로 참여하는 대형 체코 원전 사업 등 수익성 높은 해외 사업 수주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wisdo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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