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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경제난·부동산 경기 침체…中여성, '절약 친구' 맺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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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예산과 지출 공유, 과소비 막기도

우리나라 MZ '무지출 챌린지'도 유행

중국 여성들이 소비를 줄이기 위해 온라인에서 낯선 사람과 '임시 친구'를 맺는 문화가 확산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1일(현지시간) " 중국에서 '절약 다쯔'(存錢搭子)라는 해시태그가 크게 유행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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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주 절약(저축)대작전'이라고 쓰여진 노트 [사진출처=중국 소셜미디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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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중국의 문예월간지 야오원자오쯔(咬文嚼字)에 의해 10대 유행어로 꼽힌 다쯔는 함께 무엇인가를 즐기는 대상을 뜻한다. 중국인들 사이에서는 SNS상에서 누군가를 만나 함께 취미생활을 하는 교제 행위가 광범위하게 퍼져있는데, 다쯔는 취미 생활을 할 뿐 상대방의 행위나 습관, 인생관에 간섭하지 않는다. 중요한 건 취미 생활 이외의 다른 삶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연합뉴스는 "지난해 2월 중국판 인스타그램인 샤오훙수에 처음 등장한 이후 최근까지 170만 조회 수를 기록했다"며 데이터 분석업체 뉴스랭크의 발표를 보도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에서 절약 다쯔 관련 주제들을 수백만 번 찾아봤다.

매체에 따르면, 주로 20∼40대 여성들이 절약 다쯔 온라인 그룹에 모여 자신들의 예산과 지출을 공유한다. 그러면서 중국 남부 푸젠성에서 두 자녀를 둔 36세 여성의 사연을 소개했다.

줘캐시씨는 "5년 전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으셨는데, 코로나 사태 때 나와 남편 월급이 50%나 깎여 힘들었다"면서 "이후 절약 다쯔를 찾기 시작했다. 이를 통해 몇 달 만에 지출을 40% 줄인 자신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의 목표는 올해 10만위안(약 1900만원)을 예금하는 것이다.

절약 다쯔들은 쇼핑 등 충동구매를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줘씨는 "5000위안(약 95만원)짜리 핸드백을 사려던 한 멤버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나서 저렴한 중고 가방을 대신 구매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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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챌린지 관련 게시물. [사진출처=인스타그램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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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두고 루시 싱가포르국립대 교수는 "미래 경제에 대한 확신이 낮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근검절약 문화 확산은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을 위한 노력에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중앙은행들은 기준금리를 낮춰 저축에 대한 매력을 떨어트려 소비를 유도하는데, 중국인들이 소비를 꺼리고 저축에 매달리면 중앙은행의 능력은 그만큼 약화한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중국의 가계소득 중 상당 부분은 저축된다. 지난해 중국 가계저축률은 개인 가처분소득의 32%로 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인들이 이렇게 많은 돈을 저축하는 데에는 부동산 침체 속에 수익성 높은 투자 옵션이 부족하고 복지 시스템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한편, 중국뿐 아니라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유례없는 고물가·고금리 탓에 최근 MZ세대 사이에서는 ‘짠테크(짜다와 재테크의 합성어)’ 열풍이 불고 있다.

온종일 한 푼도 쓰지 않는 ‘무(無)지출 챌린지’부터 하루에 만원 이하를 소비하는 ‘만원의 행복’ 등 소비를 극단적으로 줄이는 청년층도 상당하다. ‘외식 줄이기’, ‘근거리 도보 이용’, ‘회사 구내식당 이용’, ‘앱테크’, ‘중고 거래 시장 활용’ 등 통해 지출을 줄이는 식이다.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서 서로 지출 절제를 돕는 ‘거지방’이 등장해 서로의 소비를 평가하기도 한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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