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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협치 잉크 마르기도 전 폭주"…尹, '채상병 특검법' 거부권 시사(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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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안타까운 죽음 이용해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

국민의힘 "입법 과정과 법안 보면 거부건 건의 불가피"

[아이뉴스24 김보선 기자] 대통령실은 2일 더불어민주당의 '채 상병 특검법' 강행 처리에 "대단히 유감"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를 시사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채 상병 특검법이 야당 주도로 강행 처리되자 브리핑을 열고 "채 상병 특검법을 의사일정까지 바꿔가며 일방 강행 처리했다"며 "협치 첫 장의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입법 폭주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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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영수회담에서 집무실에 도착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맞이하며 악수하고 있다. 2024.04.29. [사진=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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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실장은 "공수처와 경찰이 이미 본격 수사 중인 사건임에도 야당 측이 일방적으로 주도하는 특검을 강행하려는 것은 진상 규명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특히 영수회담에 이은 이태원 특별법 합의 처리로 여야 협치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은 시점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실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폭주를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공수처와 경찰에서 철저한 수사가 진행 중이므로 수사당국의 결과를 지켜보고 특검을 도입하는 것이 당연하고, 이것이 우리 법률에서 정한 특검 도입의 취지일 것"이라며 민주당의 강행 처리를 "안타까운 죽음을 이용해 정치적인 목적으로 악용하려는 나쁜 정치"라고 규정했다.

공수처가 민주당이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까지 동원해서 설치한 기구인 만큼 수사 결과를 기다려 보는 것이 상식이고 정도라는 것이다.

정 실장은 "지금까지 13차례의 특검이 도입됐지만 여야 합의 없이 이루어진 사례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며 "오늘 일방 처리된 특검법이 대한민국을 혼란에 빠뜨리는 사례로 남을 것이란 우려가 큰 만큼 대통령실은 향후 엄중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당은 윤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방침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겸 당 대표 권한대행은 이날 규탄대회를 열고 "우리 당은 '이태원참사 특별법'에 대해 합의처리하는 조건으로 의사일정에 동의를 해줬다"며 "'채 상병 특검법'은 애초에 처리하겠다고 했으면 저희들은 오늘 본회의 의사일정에 동의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윤 권한대행은 거부권 행사 건의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볼 때 거부권을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희용 당 수석대변인은 "오늘 강행 처리의 판을 깔아주며 사실상 민주당의 주장대로 특검 처리에 동조한 김진표 국회의장도 헌정사 오점의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김진표 국회의장을 싸잡아 비판했다.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고(故)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논란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한 '채 상병 특검법'을 재석 168명 전원 찬성으로 가결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의원들은 야당의 의사일정 변경과 단독 강행 처리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채 상병 특검법은 민주당 주도로 패스트트랙에 지정돼 지난 달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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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4회 국회(임시회) 제1차 본회의를 마치고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을 단독 처리한 더불어민주당을 규탄하고 있다. 2024.05.02.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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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선 기자(sonnta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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