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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7 (금)

“카카오+SM 합병, 경쟁저해할 수 있어” 공정위, 조건부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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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출처=연합뉴스>


‘경쟁플랫폼 음원유통 거절 금지’
‘자사우대’ 감시할 독립기구 설립도


국내 최대 모바일 메신저 플랫폼 카카오가 에스엠엔터테인먼트(SM)을 인수한 것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건부 승인했다. 양사간 결합이 음원유통 분야 시장 경쟁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독립적인 감시기구를 둬 자사우대를 방지하고 타 플랫폼에 대한 유통도 마음대로 거부못하도록 한 것이다.

2일 공정위는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의 최대주주가 된 기업결합에 대해 조건부 승인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 3월 카카오측은 SM의 주식 공개매수로 총 39.98%의 지분을 확보해 대주주가 됐다.

공정위는 지난해 4월부터 1년간 심사를 통해 기업결합을 승인했지만 그에 앞서 카카오측에 시정조치를 내리고 이를 수행해야 한다는 조건을 걸었다. 엔터테인먼트 분야 기업결합 심사에서 시정조치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정위는 양측간 기업결합이 국내 대중음악 디지털 음원 시장의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한다고 판단했다. 디지털 음원 시장은 크게 ‘기획·제작-유통-플랫폼’으로 나뉘어 있다. 이중 SM은 엔씨티(NCT), 에스파(aespa) 등 유명 아이돌을 앞세워 기획·제작 시장에서 1위 사업자(점유율 13.25%)다. 카카오측은 음원 유통(43.02%)과 멜론으로 대표되는 플랫폼(43.6%) 시장 분야에서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가운데 카카오가 SM을 인수함으로써 인기 음원들을 확보해 기획·제작 시장에서도 1위가 됨과 동시에 SM의 음원 유통권도 확보해 유통시장에서의 지위도 한층 강화된 셈이다.

매일경제

국내 음원시장 수직계열화 구조 <제공=공정거래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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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는 이처럼 카카오의 디지털 음원시장내 수직계열화가 공고해짐에 따라 시장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예를 들어 멜론 등 자사 플랫폼의 경쟁사에 음원 유통을 하지 않거나, 1위 플랫폼인 멜론에서 자사가 제작, 유통하는 음원을 유리하게 소개하는 ‘자사우대’ 방식이다.

이에 공정위는 카카오가 멜론의 경쟁 음원 플랫폼이 카카오에 음원 공급을 요청할 경우 정당한 이유 없이 음원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을 중단·지연하는 행위를 금지하도록 했다.

또 독립된 점검기구를 설립해 정기적으로 멜론에서 ‘자사우대’가 이뤄지는지 감시하도록 했다. 점검기구는 5인 이상의 외부 위원으로만 구성되고, 멜론의 최신음원 소개 코너인 ‘최신음악’,‘스포트라이트’, ‘하이라이징’에서 자사우대 여부를 점검하게 된다. 디지털 음원 매출의 80%가 발매 후 3개월 이내 나오는만큼 초기 홍보와 노출을 판가름할 최신 음원 코너 감시에 집중한 것이다.

다만 이와 같은 조건은 앞으로 3년간 한시적으로 운영된다. 유튜브 뮤직, 스포티파이 등 글로벌 음원플랫폼의 국내 시장 공략이 거세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또 카카오는 시장상황이 급변하면 공정위에 시정조치 취소 또는 변경 요청이 가능하다.

공정위는 “ 앞으로도 국민 생활에 밀접한 영향을 미치는 시장에서 경쟁이 제한되지 않고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기업결합 심사를 충실히 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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