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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車수출 역대최대·반도체 호조 … 美, 中 제치고 최대시장 굳히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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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출 훈풍 ◆

매일경제

1일 경기도 평택항 기아 전용 부두에 수출을 앞둔 자동차들이 가득 주차돼 있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작년 같은 달보다 10.3% 증가한 67억9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대 수출액을 경신했다. 이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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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출이 반도체와 자동차에서 쌍끌이하면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7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것이다. 특히 자동차 수출이 역대 최대를 경신한 데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또한 작년 부진을 딛고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했다. 미국에 수출하는 자동차와 첨단 반도체 규모가 확 늘면서 대미 수출이 대중 수출을 넘어서는 역전 현상이 3개월째 지속되며 '뉴노멀'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4월 수출이 1년 전보다 13.8% 증가한 56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 수출이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한 이후 7개월째 증가세다.

자동차와 반도체가 견인했다. 4월 반도체 수출은 99억6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56.1% 증가했다. 6개월 연속 플러스이자 역대 4월 중 두 번째로 많은 규모다.

작년 반도체 수출이 부진할 때 빈자리를 메우며 수출 효자 품목으로 자리매김한 자동차 수출은 67억9000만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작년 이맘때보다 10.3% 늘어난 규모로, 지난해 11월에 달성한 직전 최고치(65억3000만달러)를 넘어섰다. 최우석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 위주로 수출이 많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와 자동차를 비롯해 수출 주력 품목 15개 중 13개 실적이 작년보다 개선됐다. 4대 주요 정보기술(IT) 품목인 반도체·디스플레이·컴퓨터·무선통신기기가 모두 2개월 연속 플러스를 기록했다. 합산 수출액도 올해 가장 높은 증가율인 46.6%를 기록했다.

디스플레이 수출은 14억3000만달러로 16.3% 증가했다. 선박은 5.6% 증가해 9개월 연속 늘었다. 다만 이차전지는 20.1% 감소했고, 철강도 5.7% 줄어들었다.

수출 1위 대상국은 미국, 2위는 중국이다. 4월 대미 수출은 24.3% 증가한 114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중 수출은 9.9% 증가한 105억달러로 집계됐다. 전통적으로 지난 수십 년간 한국의 최대 수출국은 중국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미국이 월간 기준 최대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지난해 12월 20년 만에 이 같은 역전 현상이 발생했는데 올 들어서도 2월, 3월, 4월까지 연속으로 미국 수출액이 중국을 제쳤다. 미국 소비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대미 주력 수출 품목인 자동차의 수출액이 늘고,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서버용 첨단 반도체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대미 수출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한국이 4월 미국에 판 물품 내역을 보면 자동차가 30억10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41.6% 증가한 것이다. 미국이 자국 내 공장 증설에 나서면서 굴착기를 비롯한 일반기계 수출도 36.3%(12억6000만달러) 증가했다. 특히 대미 반도체 수출은 5억7000만달러로 364.4%나 증가했다.

조익노 산업부 무역투자정책관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에서 AI 서버에 필요한 디램을 우리나라에서 많이 수입하면서 저전력·고용량·고부가가치 메모리 디램 위주로 수출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대중 수출은 반도체가 26.5%(95억2000만달러) 증가하기는 했지만 증가율에서 미국에 뒤처졌다. 조 정책관은 "중국으로 수출하는 반도체는 일반 서버용이 대부분"이라고 했다.

양준석 가톨릭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데다 탈중국 현상으로 기업들이 공장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전시키고 있어 우리나라 중간재 수출도 베트남으로 옮겨가는 상황"이라며 "이 같은 글로벌 지형도 변화에 더해 중국의 중간재 생산 기술력이 개선되면서 우리나라로부터의 수입을 줄인 게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현상이 구조적 변화에 근거한 만큼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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