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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전주국제영화제 열린다…개막작 미야케 쇼 ‘새벽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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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새벽의 모든’의 한 장면. 전주국제영화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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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JIFF)가 1일 저녁 전주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서 배우 공승연·이희준의 사회로 개막식을 열고 열흘간의 장정을 시작했다. 올해 상영작은 세계 43개국에서 온 232편으로, 지난해 예매 경쟁이 치열했던 점을 고려해 전체 상영 회차를 늘렸다.



올해의 개막작은 일본 뉴제너레이션의 대표 주자 중 하나로 꼽히는 미야케 쇼 감독의 ‘새벽의 모든’이다. 월경 전 증후군(PMS)로 사회생활에 좌절을 겪는 젊은 여성과 공황장애로 비슷한 고통을 가진 또래 남성이 직장 동료로 만나면서 서로에게 지지대가 되는 차분하고 따뜻한 영화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로 명성을 얻은 2019년에 이어 올해 두번째로 영화제를 찾은 미야케 감독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주영화제는 영화에 대한 애정을 가진 관객을 만나고 영화인들과 소통할 수 있는 곳이라 개막작으로 초대되어 큰 영광”이라며 “자신이 놓인 상황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질문하며 천천히 행동에 이르는 원작 속 두 주인공이 매력적이라 영화화를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



‘새벽의 모든’은 16㎜ 필름으로 동틀녘 풍경 등을 아날로그적 감성으로 포착한 작품이다. ‘너의 새는 노래할 수 있어’와 마찬가지로 표면적으로 소심하고 회피적으로 보이는 사토리 세대(20~30대)를 그리면서도 기성세대의 시선에서 벗어나 이들의 삶에 다양성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미야케 감독은 “보통 사람이라는 건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남들이 잘 알아차리기 힘든 여러 이유로 뜻대로 삶을 일궈나가거나 사회생활을 잘해나갈 수 없는 사람들이 많다. 내 영화가 이런 남과 다름에 대해 비정상의 관점으로 바라보기보다는 다양성과 각자의 개성으로 받아들이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에 함께 참석한 정준호 공동집행위원장이 한국 배우 가운데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가 있냐고 묻자 미야케 쇼 감독은 현재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배우 심은경을 꼽으며 “동시대를 사는 배우 가운데 매우 훌륭하고 존경하는 분이라 기회가 되면 꼭 같이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한겨레

1일 오후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주디지털독립영화관에서 열린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 개막작 ‘새벽의 모든’ 기자회견에서 미야케 쇼 감독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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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까지 전주 고사동 영화의거리를 중심으로 열리는 제25회 전주국제영화제에는 신작뿐 아니라 고전 반열에 오른 작품들이 대거 재상영된다. 특별전 ‘다시 보다: 25+50’에서 1회 행사 때 상영됐던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와 그해 개막작이었던 홍상수 감독의 ‘오! 수정’ 등과 함께 한국 영화 역대 최고의 데뷔작으로 꼽히는 류승완 감독의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 정지우 감독의 ‘사랑니’(7회 상영작)가 4K 리마스터링 버전으로 상영된다. 또 최근 타계한 김수용, 이두용 감독의 대표작과 1950년대 걸작들도 공개된다.



2021년 시작한 ‘제이(J) 스페셜: 올해의 프로그래머’는 허진호 감독이다. 연출작 ‘봄날은 간다’(2001) ‘외출’(2005)과 그의 작품 세계에 큰 영향을 미친 ‘바보들의 행진’(1975) ‘파리, 텍사스’(1984) ‘동경 이야기’(1953)를 상영하고 관객과 대화를 나눈다.



올해 영화제의 또 다른 주인공은 대만의 거장 차이밍량 감독이다. 평생 함께 작업해온 단짝배우 이강생과 함께 타이페이·미국 워싱턴디시(DC) 등 전 세계를 다니며 구도자의 차림으로 느리게 걷는 모습을 담은 ‘행자’ 연작 10편과 함께 마스터클래스를 찾는다. 차이밍량 감독, 이강생이 직접 심사하는 관객 참여프로그램인 ‘행자 퍼포먼스 콘테스트’도 영화의거리에서 열린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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