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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캐스퍼 생산’ 광주형일자리 노동자,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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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가 위탁 생산 중인 현대차 캐스퍼. 지지엠 제공


노사상생을 위한 ‘광주형 일자리’ 모델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지지엠)의 제1노조가 민주노총의 산업별 조직인 금속노조에 가입한다.



광주글로벌모터스 노동조합(지지엠 1노조)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는 “전날 1노조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금속노조 산하 지회로 조직형태를 변경하는 것에 대한 찬반 온라인 투표를 진행한 결과 조합원 92.3%가 동의했다”고 1일 밝혔다. 1노조는 조만간 금속노조에 가입해 앞서 금속노조로 전환한 지지엠노동조합(2노조)와 금속노조 광주전남지부 광주글로벌모터스지회로 통합할 계획이다. 노조는 조합원이 받게 될 지 모를 불이익을 우려해 조합원 규모는 공개하지 않았다.



기자회견에 나선 김진태 지지엠 1노조 위원장은 “상생노사발전협의회(상생협의회)가 있지만, 노동자 위원 선거에 회사가 개입하는 등 현장 목소리를 담지 못했다”며 “동료들은 입사와 퇴사를 반복하고 미래는 보이지 않아 노동조건 개선을 위해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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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광주광역시청 앞에서 광주글로벌모터스 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민주노총 금속노조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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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노조는 지난 1월24일 설립한 뒤 교섭을 요구했으나 회사는 교섭위원 선정과 전기차 생산 준비 등을 이유로 교섭에 응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위원장은 “애초 약속한 주택 지원 등 후생복지 약속은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고 업무시간 회사가 휴대전화를 강제로 수거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 2노조의 금속노조 가입 사실이 알려진 뒤 ‘무노조, 무파업 약속 깼다’고 쓴 보수 언론과 경제 매체 보도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지지엠 법인 설립 전인 2019년 1월 광주시와 현대자동차가 맺은 투자협정서, 노사상생발전협약서, 부속합의서 등에는 ‘무노조’나 ‘무파업’ 원칙 같은 문구는 전혀 들어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지지엠 노동자들은 노조 대신 노사상생발전 협정서에 따른 ‘상생노사발전협의회’(상생협의회)에 참여해 회사 쪽과 노동 환경, 조건에 대해 협의해왔다. 애초 광주시와 현대차는 경영안정 등을 위해 상생협의회 결정사항의 유효기간을 ‘누적 생산대수 35만대 달성’(현재 11만7천대) 시점으로 제시해 ‘무노조 경영’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결국 노동권 침해라는 노동계의 비판을 받아들여 광주시와 현대차는 ‘상생협의회 운영에 관한 부속결의’를 통해 35만대 생산 전이라도 직원들이 노조를 만들어 교섭을 요구할 권리가 있음을 인정했다. 실제 상생협의회 설치의 근거가 되는 ‘근로자 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5조는 협의회 운영과 별개로 노조 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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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 광산구 빛그린산업단지에 있는 광주글로벌모터스 공장 전경. 광주글로벌모터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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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전문가들은 노조설립과 산별노조 가입이 보수언론 등이 주장하는 ‘노사상생발전협정서 위반’이 아니라고 했다. 박명준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생발전협정서에도 갈등이 표출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뒀다. 지지엠 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이 노사관계의 역동성을 높일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노조의 금속노조 가입에 대해 지지엠 관계자는 “노사상생발전 협정서를 지키면서 노조와 소통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지엠은 지역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해 만든 회사다. 최대주주로 지방자치단체다. 지지엠은 광주시가 21%, 현대차가 19% 지분을 갖고 있으며, 현대차의 위탁을 받아 ‘캐스퍼’를 생산하고 있다.



김용희 기자 kimy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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