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 어린이 제품 참 싼데…발암물질 최대 3026배 넘겨

중국 국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에서 판매하는 초등학생용 산리오 만화 연필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관세청 제공

중국 국외직구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어린이 제품에서 국내 안전 기준치를 많게는 3000배까지 초과하는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

30일 관세청은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제품 252점의 성분을 분석한 결과, 약 15.1%인 38점에서 유해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대상 제품은 신발과 학용품, 장난감 등 13살 이하 어린이가 사용하는 물건이며 평균 가격은 3468원으로 초저가 상품들이다.

검출된 유해성분은 크게 프탈레이트계 가소제, 카드뮴, 납 등으로 나뉜다. 27점에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나왔는데 안전 기준치를 최대 82.1배까지 초과하는 제품도 있었다. 6점에서는 안전 기준치를 최대 3026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됐고, 5점에서는 안전 기준치 최대 270배의 납이 검출됐다.

대표적인 환경 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신체에 장기간 접촉하면 내분비계 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특히 생식 기능이나 신체 성장을 저해할 수 있어 어린이 제품에는 특히 사용해선 안 된다. 카드뮴 역시 국제암연구소가 지정한 1급 발암물질이며, 납은 중독되면 신장계·중추신경계·소화계·생식계 등의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

중국 국외직구 플랫폼 ‘테무’에서 판매하는 곰 모양 가죽 가방에서 기준치를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 관세청 제공

품목별로 보면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신발·학용품·장난감 순으로 많이 검출됐고, 카드뮴과 납은 반지·팔찌 같은 액세서리나 가방, 머리띠에서 주로 검출됐다.

관세청은 수입 요건을 갖춰 정식 수입되는 제품과 국외직구 제품의 안전성 검사 결과에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관세청이 정식 수입되는 어린이제품 75점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오직 1개 제품(1.3%)에서만 기준치를 초과하는 유해 성분이 나왔다. 관세청은 “(이번 직구제품 대상 검사는) 인천세관 분석실이 파악할 수 있는 유해 성분만을 확인한 결과”라며 “나머지 85% 물품이 다른 유해 물질에 안전하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왼쪽부터 기준치를 3026배 초과하는 카드뮴이 검출된 반지(알리), 기준치의 270배를 초과하는 납이 검출된 가방(알리), 기준치의 48배를 초과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된 신발(테무). 관세청 제공

이번에 유해 성분이 검출된 제품 38점의 정보는 관세청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관세청은 “국외직구 플랫폼에서 어린이용 제품을 구매하려고 한다면 해당 제품 목록을 면밀하게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해영 기자 hy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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