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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8 (토)

이슈 김정은 위원장과 정치 현황

북한 김정은, 과학자 업어줬는데…정찰위성 2호 발사 '감감무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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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北 위성 발사 연기…'3월→4월→5월'
실패에 대한 두려움, 공학·제조업 역량 등 부족

머니투데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2017년 3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일명 백두산 엔진) 지상연소시험에 성공하자 과학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직접 업고 격려하는 모습을 조선중앙TV가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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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찰위성 2호 발사가 예상보다 2개월 가량 늦어지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고도 약 500㎞에 정찰위성 만리경 1호를 안착시켰고 지난달부터 2호 발사를 본격 준비 중이다. 하지만 만리경 1호 발사가 2차례 발사에 실패한 전례가 있는 만큼 군 당국자들이 '실패 없는' 2호 발사를 위해 기술 보완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군 당국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정찰위성 2호 발사 준비를 하고 있지만 임박한 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 이성준 합동참모본부 공보실장(대령)은 이날 국방부 정례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와 관련해 임박한 징후는 없다"면서도 "(발사 지연 배경을) 분석하고 있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했다.

앞서 신원식 국방부 장관은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나 "북한 정찰위성 2호는 지난 3월 쏠 수 있다고 예의주시했지만 몇 가지 기술적 보완을 하는 것 같다"며 "기술적 보완이 필요하면 4월 말까지 열어놓고 보는 게 합리적"이라고 했다.

박경수 북한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NATA) 부총국장은 지난달 31일 "우리 당과 정부의 우주개발 정책에 따라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이 지난 10여년간 나라의 우주정복 활동을 줄기차게 견인해왔다"며 "올해에도 여러 개의 정찰위성 발사를 예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 우주전문가 어부바까지 해줬는데…실패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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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진행된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발사를 현지에서 참관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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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찰위성 2호 발사가 지연되는 핵심 배경은 군 당국자들의 '실패에 대한 두려움' 아니겠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은 현대전(戰) 핵심자산인 우주기술 확보에 혈안이 돼 있다. 이를 반대로 해석하면 실패할 경우 책임자 문책과 처벌 등으로 이어진다는 뜻이다.

실제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1월 우주로켓 천리마 1형에 만리경 1호를 탑재해 발사하는 장면을 보며 '만세'를 외쳤다. 당시 그는 "공화국 무력이 이제는 만리를 굽어보는 '눈'과 만리를 때리는 강력한 '주먹'을 다 함께 수중에 틀어쥐었다"고 자평했다.

이에 앞서 김 위원장은 2017년 3월 신형 고출력 로켓엔진(일명 백두산 엔진) 지상연소 시험에 성공하자 과학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직접 업고 격려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그만큼 김 위원장이 로켓·위성 등과 같은 우주기술에 관심이 크고 북한 당국도 우주전문가들을 압박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익명을 요구한 KAIST(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한국이 이번달 군 정찰위성 2호와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셋 1호 발사에 성공한 만큼 북한도 실패 없이 발사에 나서고자 기술적 검증을 거듭할 것"이라며 "특히 만리경 1호 발사가 2차례 실패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관련 연구자, 군 당국자들의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고 했다.


北 부족한 공학·제조업 역량, 지연 배경일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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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해 11월21일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위성운반로케트 '천리마-1'형에 정찰위성 '만리경-1'호를 탑재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고 조선중앙TV가 22일 보도했다. /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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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정찰위성 2호 발사가 지연되는 또다른 배경으론 '부족한 공학기술과 제조업 역량' 등이 꼽힌다. 북한이 주력하는 핵·미사일 기술과 달리 우주기술은 로켓 단 분리부터 위성 궤도 투입까지 각종 공학기술과 수십만개 부품이 유기적으로 맞물려야 한다.

우주에 도착한 로켓은 초속 6㎞(시속 2만1600㎞) 이상으로는 비행해야 한다. 이어 목표궤도에 정확히 위성을 분리해야 임무를 완수할 수 있다. 우주기술을 '공학기술의 결정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실제로 남북한 정찰위성 1호를 비교해도 우리나라 해상도는 가로·세로 30㎝ 크기의 지상 물체를 하나의 픽셀로 인식하는 수준이지만 북한의 만리경 1호 해상도는 1~5m 정도다.

다만 북한이 부족한 우주기술을 러시아로부터 불법적으로 이전받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군 당국은 지난해 7월 북한이 러시아에 컨테이너 6700개 분량의 포탄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컨테이너 1만개 분량의 식량 등을 받았다고 분석한다. 또 양국이 위성 등 우주기술 이전도 불법적으로 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북·러 간 거래에 정보역량을 쏟아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온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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