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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기업대출 1900조로 불어나... 리스크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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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서울의 한 은행 기업대출 상담창구. (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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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기관 기업 대출이 지난 2023년 말 기준 약 1900조원까지 불어난 가운데,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글로벌 금융위기 수준까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원은 28일 ‘위기별·산업별 비교 분석을 통한 국내 기업부채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023년 말 기준 1889조6000억원(은행권 1350조5000억원, 비은행권 539조1000억원)이다. 이는 팬데믹 기간(2019년 말~2023년 말) 분기 평균(전년 동기 대비 기준) 10.8%씩 늘어난 것이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각각 54.3%(98조9000억원), 56.5%(564조원)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팬데믹 이후 생산성이 낮은 부문으로 인식되는 부동산 관련 업종과 팬데믹 피해가 집중된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기업 대출이 늘었다. 구체적으로는 부동산업(175조7000억원)과 건설업(44조3000억원)의 대출 증가분이 전체 대출 업종 증가(567조4000억원)의 38.8%를 차지했다.

특히 부동산 관련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은 팬데믹 이후 2배 가까운 규모로 확대되며 이들 업종의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도 따라 상승했다. 팬데믹 피해가 컸던 도소매업과 숙박음식업 대출도 정부 지원의 영향으로 각각 92조7000억원, 27조5000억원 늘었다.

상환능력이 취약한 기업이 보유한 차입금 비중을 통해 과거 위기별 기업대출 리스크를 비교·평가한 결과 최근 상환능력 취약 기업의 차입금 비중은 외환위기 때보다 크게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수준에 근접하거나 일부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보상배율(영업이익/총이자비용)이 1 미만인 취약 기업 차입금 비중은 지난 2023년 말 기준 57.4%로 나타났다. 외환위기 당시 고점(67.8%)보단 낮지만 금융위기 고점(34.1%)보다 높았다.

차입금상환배율(총차입금/EBITDA)이 6배를 초과하는 취약 기업은 차입금 비율이 지난 2023년 6월 말 기준 50.5%로 외환위기 고점(62%)보단 낮았지만 금융위기 고점(53.3%)에 근접했다.

부채구조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부채/자기자본) 기준으로 취약 기업(200% 이상)의 차입금 이중을 계산한 결과 지난 2023년 6월 말 35.8%로 외환위기 고점(84.3%)보다 크게 낮았으나 금융위기 고점(36.4%)과 비슷했다.

기업 재무 단기 유동성 지표인 유동비율(유동자산/유동부채) 기준 취약 기업(100% 이하) 차입금 비중은 지난 2023년 6월 말 기준 51.9%로 외환위기 고점(58.2%)보다 낮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고점(47.7%)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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