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유럽의 트럼프' 오르반, 트럼프 이어 시진핑 만난다

지난달 트럼프 만난 오르반, 내달 시진핑과 회담

트럼프, 오르반 향해 "위대한 사람"

[아이뉴스24 황태규 기자] 유럽의 극우 성향 지도자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만난 데 이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만난다. 이는 국제 무대에서 이른바 '스트롱맨' 지도자들과의 밀착을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오르반 총리가 2022년 미국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공화당 행사에서 연설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헝가리 총리실은 시 주석이 다음 달 8∼10일 헝가리를 찾아 빅토르 총리를 만난다고 25일(현지시간) 밝혔다.

게르게이 굴리아스 총리실 비서실장은 "가능하면 많은 국가와 좋은 경제관계를 유지하는 게 헝가리의 이익"이라며 "중국은 유럽연합(EU)보다 강한 세계의 주요 강대국 중 하나이며, 시 주석의 방문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헝가리는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이지만 오르반 정부는 러시아, 중국과 밀착한 관계를 추구하고 있다.

시 주석의 헝가리 방문 일정이 발표된 25일 오르반 총리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브로맨스'를 재확인하는 행사도 열렸다.

오르반 총리는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개최된 미국 공화당을 비롯한 국제 보수진영 모임인 보수정치행동회의(CPAC) 연설에서 "유럽 전체가 진보의 바다에 잠겼지만 여러분은 이곳에서 보수의 섬을 발견할 수 있다"며 참가자들을 환영했다.

공화당 내 강경 보수 의원 모임인 '프리덤 코커스'에 속한 앤디 해리스 하원의원은 이날 행사에서 오르반 정부에 대해 "자연스러운 동맹"이라며 "유럽에서 가장 성공적이고 오래 지속되는 중도 우파 정부"라고 치켜세우기도 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CPAC 이틀째인 26일 영상 메시지를 통해 "내가 제47대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오르반 총리와 다시 한번 긴밀하게 협력하기를 기대한다"며 "오르반 총리는 '위대한 사람(a great man)'"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오르반 총리는 지난달 8일 미국 플로리다에 위치한 트럼프 전 대통령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만났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오르반 총리에 대해 '논란의 여지가 없는 인물', '보스' 등으로 칭하면서 두 사람이 안전한 국경의 중요성을 포함한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달 미국을 방문한 오르반 총리를 만난 것은 올해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세력을 과시하려는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언론과 사법부를 통제하고 성소수자 권리와 이민을 제한하는 오르반 총리는 권위주의적 통치로 '동유럽의 트럼프'로 불린다.

오르반 총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도 친분을 유지하고 있으며 러시아와 전쟁을 치르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EU의 지원에도 반대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황태규 기자(dumpling@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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