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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9 (목)

중경단 이어 고검도 수사 확대하나…"선배들 일 좀", "지금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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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수사지연 중심에 선 고참검사들]③

[편집자주] 검찰에는 매년 40만건 넘는 고소·고발이 접수된다. 검사 한 명당 매달 100건 이상 사건이 쏟아진다. 과중한 업무량에 사건처리는 지연되기 십상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해결책으로 수십년 경력의 고참검사들을 적극적으로 수사에 투입시키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고참검사 활용을 둘러싼 쟁점을 짚어본다.

머니투데이

임종철 디자인기자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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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와 검찰이 수사지연 문제 해소를 위해 고참 검사들을 활용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이들의 '적정' 업무량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검찰 내부의견이 엇갈린다.

검찰에는 매년 40만건이 넘는 고소·고발이 쏟아져 일선 형사부 검사들은 매달 100건 이상 사건을 배당받는다. 2014년 이후 10년 넘게 검사 정원이 2292명으로 동결된 상황이지만 간부급인 고검검사급 검사가 전체 검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13년 29%에서 2022년 37%로 늘면서 실무를 담당하는 평검사들의 업무 과부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평검사들 사이에선 수사경력 15년 이상의 고참 검사들이 배치된 중요경제범죄조사단(중경단)이나 고검 검사들의 업무량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적다는 불만이 나온다. 인력난이 갈수록 심해지는데 '선배'들이 이럴 때 일손을 보태줘야 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말 이원석 검찰총장과 초임검사들의 간담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두고 '선배 검사'들을 성토하는 말이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재경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요즘 부장들끼리 '일 할 검사들은 대체 다 어디로 간거냐'는 얘기를 나눌 정도로 일손이 부족하다"며 "평검사들이 많이 힘들어한다는 얘기를 계속 듣고 있다"고 말했다.

재경지검의 한 평검사는 "고검 검사들이 모든 사건을 다 직접 수사해야 한다고 얘기하는 게 아니다"라며 "고검에서도 과부하되지 않는 선에서 적절하게 사건을 나눠야하는데 사실 그게 쉽지 않다 보니 방법을 못 찾고 논의만 거듭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대검찰청은 지난달부터 중경단 사건 배당을 늘리기 위해 적정 업무량을 모색하는 개편안을 시범 운영 중이다. 일선 검사들의 업무량과 비교해 중경단에 사건을 추가 배당하는 방안이다.

중경단에선 현재 업무량도 많다는 볼멘 소리가 나온다. 고검 검사들도 한가한 조직처럼 비춰지는 데 대한 억울함이 크다고 하소연한다.

지방고검에서 근무하는 한 검사는 "고검으로 올라오는 항고사건을 기각, 각하하는 것도 사건기록을 모두 검토해서 처분하는 건데 그런 것은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 것 같다"며 "인력문제로 직접수사를 많이 하기 어려운 구조상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전국 6개 고검이 처리한 항고사건은 총 1만8540건에 달한다. 항고사건을 담당하는 고검 검사가 약 40~50명인 것을 감안하면 검사 1인당 매달 약 30여건의 기록을 검토해 기각, 각하, 재수사를 결정해야 한다. 기록을 검토하는 것만으로도 업무량이 적잖은 상황에서 직접수사를 늘릴 경우 고검에도 업무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지방고검에서 일하는 검사는 "검사 2명이 수사관 1명을 공유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고검은 직접수사를 활발히 하기 어려운 구조"라며 "검찰 내부에서 다각도로 고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조준영 기자 cho@mt.co.kr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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