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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초1·2 체육 분리' 졸속 추진 반대…숙의 과정 거쳐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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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저학년 학교 적응 위한 통합교과 취지 고려해야"

교원단체 설문…"교사 98%, 합리적 방안 아니라고 응답"

뉴스1

이배용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지난달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27차 국가교육위원회 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 News1 허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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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남해인 기자 = 초등 1·2학년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하고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확대하는 교육부 방안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교원단체가 잇따라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6일 입장문을 내고 "교육부의 성급한 추진을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가 받아 성급한 결정을 하기보다는 현 교육과정 적용을 살피면서 충분한 숙의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밝혔다.

국교위는 이날 제29차 회의를 열어 교육부가 요청한 '초·중학교 신체활동 관련 국가교육과정 수립·변경안'을 심의한다.

초등 1·2학년 교육과정의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 신설하고,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기존 시간의 30% 확대하는 게 골자다.

조 교육감은 "학생들의 건강한 성장을 위한 체육활동 강화라는 교육부 제안 취지에 공감한다"면서도 "교육과정을 개정하려고 하는 일련의 과정과 방식에 대해 우려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초 1·2학년 교육과정의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 신설하는 것은 학교 적응을 위해 통합교과 방식으로 운영해 온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저학년 학생의 발달단계상 장시간의 신체활동보다는 게임과 놀이 중심의 활동이 적합하고, 통합교과는 누리과정과 교과 중심 교육과정의 연계 과정이라 학교 적응을 위한 교과로서의 정체성을 충분히 살펴야 한다는 문제 제기에 대한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초 1·2학년 체육 수업을 학교에서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는 환경이 먼저 뒷받침돼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체육활동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에서 많은 교사들이 동의하지만 저학년에서 잘 이뤄지지 못할 환경과 조건에 대한 우려가 크다"며 "인력과 시설 지원이 필요하고 체육활동에 따른 위험 요소와 민원 발생 등을 고려해 보완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학교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수를 기존 시간의 30%를 더 늘리려는 것도 2022 개정 교육과정 편성 취지를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조 교육감은 "학교스포츠클럽 활동 시간을 고시된 시간에서 30% 더 확대하겠다는 방침은 교육과정 운영을 어렵게 한다"며 "총 3366시간이라는 총시간 내에서 시수 20% 범위에서의 자율조정을 통해 시간표를 구성해야 하는데, 학교자율시간과 늘어난 정보교과 34시간에 이어 학교 스포츠클럽 34시간을 추가로 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육감은 "1년 정도의 숙의 기간을 설정하고 체육 활동 확대와 강화를 위한 교육계의 진지한 숙의 과정을 거치기를 제안한다"고 했다.

교원단체도 "졸속 개정"이라며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초등교사노동조합은 초등교사 7013명을 대상으로 23일부터 이틀간 초 1·2학년 교육과정에서 체육을 분리해 별도 교과로 신설하는 방안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니 98%가 "합리적이지 않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또 응답자의 76%가 학생들의 운동량이 부족하지 않다고 답변했고, '즐거운 생활'에서 체육 교과를 분리할 필요성을 느낀 적이 없다고 밝힌 응답자는 90%였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23일부터 사흘간 초등교사 122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8.8%가 체육을 분리 신설하는 방안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교육부는 신체활동 기회 확대, 전인적 성장 도모 등을 교과 분리 필요성으로 내세웠지만 이는 이미 통합교과 안에 충분히 담긴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hi_na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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