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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칼럼 | 애플, 다시 한 번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변화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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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신제품을 자주 리뷰하면서도 전부 다 사지는 않는다. 애플이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쓰던 것을 다 업데이트할 여유가 없으니, 쓰던 기기가 낡아서 새것으로 교체할 시기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물론 애플은 모든 사용자가 항상 신제품을 구입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매출을 올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업그레이드된 카메라 때문에 새 아이폰을 사거나 새로운 디자인과 더 빠른 프로세서 때문에 새 맥북 에어를 사는 사람도 있다. 새로운 기능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최신 애플 워치를 사지 않고 건너뛰는 사람도 있다.

아이폰의 엄청난 성장 가속화로 인한 열기가 식기 시작하고 아이패드와 맥 판매량이 팬데믹 때의최고치에서 떨어지면서 애플은 새로운 하드웨어를 판매할 이유를 찾고 있다. 그리고 예상치 못한 곳에서 이유를 발견했다. 바로 AI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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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und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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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을 먹는 AI 모델

물론 AI 알고리즘은 소프트웨어다. 이론적으로 현재 모든 애플 하드웨어는 AI를 실행할 수 있어야 한다. 예를 들어 애플은 오래 전부터 칩에 뉴럴 엔진을 내장했다. 여기에 더해 올가을부터 애플 플랫폼에 주요 AI 기능이 추가될 것이라는 소문은 새로운 업그레이드의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 최근 AI는 주로 오픈AI의 채팅 GPT나 구글의 제미나이 같은 대형 언어 모델(LLM) 중심으로 논의되기 때문이다.

애플은 클라우드에 아웃소싱하지 않고 애플 기기에서 기본적으로 실행할 수 있도록 자체 LLM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하면 속도가 크게 향상될 뿐만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도 강화될 수 있다.

문제는 LLM에는 메모리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구글은 애플이 아이폰용으로 계획하고 있는 것과 매우 유사한 모델인 제미나이 나노를 가장 큰 구글 픽셀 폰을 제외한 모든 제품에서 메모리 한계를 이유로 금지했다.

역대 아이폰에서 가장 많은 RAM은 아이폰 15 프로와 프로 맥스의 8GB 메모리다. iOS는 보통 안드로이드보다 메모리 사용량을 더 잘 관리하는 것으로 입증되었지만 여전히 8GB는 큰 용량이 아니며, 애플과 구글이 작업 중인 종류의 온-디바이스 LLM을 실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용량으로 보인다.

6월에 열리는 WWDC에서 AI를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애플이 현재 모델에서 작동하지 않는 아이폰 기능을 과시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많은 iOS AI 기능이 아이폰 15 프로 모델에만 제한될 수 있다고 가정하는 것은 무리가 아니다. 아이폰 15 프로에만 유일하게 8GB 메모리 모델이 있기 때문이다. 가을에 출시될 아이폰은 모두 충분한 메모리를 탑재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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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럴 엔진은 한동안 애플 실리콘의 일부로 사용되어 왔지만, 방대한 AI 처리에도 충분할까? ⓒ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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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의 AI 발표는 잠재적 구매자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엄청난 기능을 제공할 것이다. 가장 멋진 애플의 AI 기능을 사용하려면 최고급 아이폰을 구입해야 한다는 논리다.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하기

맥에서는 일이 조금 더 쉬워진다. 맥은 아이폰보다 더 튼튼하고 대부분의 애플 실리콘 맥은 애플이 만든 LLM으로 잘 작동할 가능성이 높지만, M1 맥이 M2 및 M3 버전보다 약간 뒤처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실리콘 기반 맥을 소유한 사람이 업그레이드해야 하는 가장 강력한 이유는 많은 메모리와 많은 GPU 코어를 요구하는 AI 모델의 느린 처리 속도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필자는 보급형 M1 맥북 에어를 포함해 M1 맥의 열렬한 팬이지만, AI 기능이 전면 도입되면 M1이 구형으로 느껴질 것이다.

애플 워치도 있다. 이제 막 하드웨어가 업그레이드되어 처음으로 기기 내 시리 기능을 지원하게 되었는데, 이는 기기 내 LLM을 지원할 만큼 충분한 성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생각할수록 더 빠르고 반응이 빠른 음성 비서를 사용할 수 있다면 애플 워치를 즉시 업그레이드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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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매 대수는 엄청나지만, M1 맥에서는 온디바이스에서 AI를 처리하는 것이 어렵거나 최소한 메모리가 부족할 가능성이 있다. ⓒ App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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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사용자가 원하는 AI 기능을 출시하는 것은 여전히 애플의 몫이다. 수년 동안 애플의 가장 확고한 특징은 최첨단 기술을 사용자가 실제로 가치 있게 여기는 기능으로 만드는 능력이다. 사용자가 실제로 쓰고 싶은 기능으로 만들어져야지, LLM과 AI라는 이름만으로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다.

만일 애플이 운영체제에 더 매력적인 방식으로 AI를 주입할 수 있다면, 그리고 공교롭게도 더 빠른 프로세서와 더 많은 메모리가 필요하다면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에 동기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운영체제 업데이트는 무료지만 신제품 아이폰은 돈을 주고 구입해야 하기 때문에 애플에는 좋은 일이다.

맥북의 색상이나 아이폰 모양은 중요하지 않다. 애플 하드웨어를 새로 산다는 생각에 흥분되지는 않지만, 만일 교체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면 멋진 AI 기반 기능 떄문일 것이다.
editor@itworld.co.kr

Jason Snell editor@itworl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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