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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5 (일)

이슈 경찰과 행정안전부

무궁화 하나에 1500만원 받았다…'매관매직' 경찰 간부 무더기 실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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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을 주고받으며 경찰 승진 인사에 관여하거나, 수사 편의를 봐준 전·현직 검찰 수사관·경찰관, 브로커 등 11명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무궁화 하나당 1500만원



중앙일보

사건 브로커 성모씨가 경찰 간부와 집무실에서 찍은 사진. 성씨는 경찰 고위직과 친분을 과시하며 사건 수사를 무마하고, 경찰 인사에 개입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 독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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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법 형사7단독 김소연 부장판사는 25일 제3자뇌물교부·취득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 10명 가운데 전직 경찰 인사 브로커 이모(65)씨에게 징역 3년(1000만원 추징)을, 사건브로커 성모(63)씨에게 징역 1년을 각각 선고했다.

이와 함께 현직 경찰관과 금품 전달책 등 8명 중 3명에는 각 징역 1년, 5명에게는 징역 6개월~1년에 집행유예 1~2년과 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브로커 이씨와 성씨는 2021년 현직 경찰 간부 5명으로부터 경감 승진대상자 1500만원, 경정 승진대상자 3000만원 등 총 1억1500만원을 받고 당시 전남경찰청장에게 승진 인사를 청탁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씨는 승진청탁자 등에게서 받은 현금 중 1000만원을 수고비로 챙기고 1억여원은 사망한 김재규 당시 전남청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간 전달책 3명은 전직 경찰관·사업가 등으로, 승진청탁자들에게서 뇌물을 받아 브로커들에게 전달했다.



재판부 “매관매직 근절, 엄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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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지방법원 전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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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에 따르면 경찰관 5명은 승진 대상자 중 후순위자로 정상적으로는 승진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들은 뇌물을 건넨 후 지휘관 평가 등에서 만점을 받고 승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판부는 “피고인들 범행으로 경찰 인사 신뢰가 무너졌고 경찰의 명예도 훼손됐다. 매관매직 행위를 근절하는 차원에서라도 엄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수사 편의 제공’ 검찰 수사관도 징역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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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23일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인사계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들이 압수수색하고 있다. 검찰은 검경 수사 무마·인사 청탁 관련 사건을 수사하던 중 전남경찰청에서 인사자료를 확보, 일부 소속 경찰관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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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브로커 성씨로부터 금품을 받은 검찰 수사관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형사6단독 김지연 부장은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광주지검 목포지청 6급 수사관 심모(57)씨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하고, 1300만원 추징을 명령했다.

심씨는 2020~2021년 성씨로부터 1300만원 상당의 골프·식사 접대, 현금 등을 받고 검찰이 수사 중인 가상자산 사기 사건 피의자에게 법률 상담 제공, 진술서 작성 등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심씨는 식사와 골프 접대 사실은 인정했으나, 현금 1280만원 수수와 수사 기밀 유출 혐의는 부인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성씨의 진술과 심씨의 동선 등 사건 정황에 비춰 금품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사건 브로커’ 관련 18명 기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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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오전 전남 무안군 삼향읍 전남경찰청 인사계 사무실에서 검찰 수사관이 경찰 승진인사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사건 브로커'가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고 경찰 승진인사 등을 청탁한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은 이날 전남경찰청 인사 담당 부서와 특정 시기에 승진한 경찰관 일부를 대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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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커 성씨는 이날 1심 선고 사건과 별개로 경찰관과 검찰 수사관 등을 상대로 수사 무마를 청탁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지난 2월 징역 3년 6개월에 추징금 17억1300만원을 선고받기도 했다.

성씨를 둘러싼 브로커 사건은 지난해 말 전직 치안감(당시 전남경찰청장) 사망 사건을 계기로 불거졌다. 검찰은 성씨와 관련된 수사 무마와 인사 청탁에 관여한 전·현직 검·경 관계자 등 10명을 구속, 8명을 불구속 기소했고 후속 수사를 진행 중이다.

광주광역시=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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