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05.04 (토)

이슈 미국 46대 대통령 바이든

재판 발목 틈타… ‘트럼프 안방’ 찾은 바이든 “낙태권 복원” 맹공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낙태금지법’ 시행 앞두고 방문

“임신 범죄화… 악몽 책임져야”

초과근무 수당 지급 대상도 확대

여성·노동자들 표심 잡기 나서

대학내 가자전쟁 반대시위 확산

펠로시도 “네타냐후 물러나라”

反이스라엘 여론은 악재 작용

재선에 도전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모처럼 기세를 올리고 있다.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추문 입막음’ 의혹 사건으로 연일 법정을 드나드는 상황에서 선거 유세를 포함해 ‘현직 프리미엄’을 활용한 정책 발표까지 더해가며 트럼프 전 대통령을 거세게 몰아붙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본진’이라고 할 수 있는 플로리다주를 방문, ‘낙태권 복원’을 약속하고 트럼프 책임론을 부각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플로리다 탬파의 힐즈버러 커뮤니티 컬리지 연설에서 플로리다의 낙태금지법에 대해 “그것은 여성들이 임신했는지 알기도 전에 생식 보건을 범죄화하고 있다”면서 “이 극단적인 법은 400만명의 플로리다주 여성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로리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당시 보수 우위 구조로 개편된 연방 대법원이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보장한 ‘로 대(對) 웨이드’ 판결을 폐기한 영향으로 다음 달부터 ‘임신 6주 후 낙태금지법’이 시행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 악몽에 책임 있는 단 한 사람이 있다”면서 “트럼프는 이를 인정했을 뿐만 아니라 자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로 대 웨이드 판결을 뒤집게 한 것에 대해 유권자들이 자신에게 책임을 물을까 봐 걱정하고 있다”면서 “트럼프는 자신이 초래한 잔인함과 혼란에 유권자들이 책임을 물을까 걱정하는데, 나쁜 소식은 우리가 그럴 것이라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바이든 행정부는 이날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해야 연봉 상한을 올리는 규칙을 발표하며 노동자 표심 잡기에도 나섰다. 미 노동부는 이날 초과근무 수당을 지급해야 하는 연봉 상한을 현 3만5568달러(약 4894만원)에서 7월1일부터 4만3888달러(6038만원)로 올리는 최종 규칙을 발표했다. 이 기준은 내년 1월부터는 5만8656달러(8071만원)로 올라간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로 약 400만명의 노동자가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고, 미 노동조합 총연맹은 이번 조치에 대해 초과근무 수당에 대한 보호를 복원하는 조치라고 환영했다.

다만 가자지구 전쟁 반대 시위가 확산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반대 여론이 높아지는 것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세계일보

“휴전하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23일(현지시간)로 200일을 맞은 가운데 미국 뉴욕에서 ‘우리의 이름으로 (학살)하지 말라(Not In Our Name)’고 적힌 검은 옷을 입은 대학생 등 시위대가 서로 팔짱을 낀 채 휴전을 촉구하며 도로를 행진하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 이후 이어진 대학 내 반전 시위가 지난 18일 뉴욕 컬럼비아대 시위를 기점으로 재점화하면서 미 전역으로 확산하는 상황이다. 통신에 따르면 컬럼비아대에서 100여명이 체포된 데 이어 예일대, 뉴욕대, 미시간대, 미네소타대, 캘리포니아대 버클리(UC버클리) 등 캠퍼스 곳곳에서 시위가 이어졌다. 22일 뉴욕대 인근에서 시위에 참여한 133명이 구금됐고, 예일대에서도 60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앤드루 베이츠 백악관 부대변인은 대학에서 벌어지는 친팔레스타인 시위와 관련해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면서 “모든 미국인의 평화적 시위 권리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이날도 이스라엘 등을 지원하는 안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하고,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만을 앞둔 상황이어서 백악관으로서는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민주당의 대모격인 낸시 펠로시 전 하원의장도 이날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퇴를 요구했다. 아일랜드를 방문 중인 펠로시 전 의장은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네타냐후의 정책에는 반대한다. 끔찍하다”면서 “그는 사임해야 한다. 네타냐후에게 궁극적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유대계이자 미 의회의 최고위 친(親)이스라엘 인사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네타냐후 총리의 사퇴를 압박한 바 있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