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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권도형 측, 한국행 위해 끝까지 안간힘…항소장 제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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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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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루나'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인 권도형 씨 측이 미국이 아닌 한국으로 송환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권 씨의 몬테네그로 현지 법률 대리인인 고란 로디치, 마리야 라둘로비치 변호사 권 씨에 대해 한국과 미국으로의 범죄인 인도를 허가한 포드고리차 고등법원의 결정에 불복해 항소했다고 현지 일간지 비예스티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두 변호사는 항소장에서 "고등법원의 결정은 근거가 없고 불법"이라며 "법무부 장관의 요구를 충족하기 위해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법률을 잘못 해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안드레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권 씨의 미국행을 원한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상황에서 고등법원과 대법원이 정해진 결론에 짜맞추기 판결을 한 것 아니냐는 것입니다.

권 씨 측은 특히 대법원을 거침없이 비판했습니다.

권 씨 측은 "대법원이 피고인의 법적 이익이 아닌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잘못된 판결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제3자는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을 가리킨 것으로 보입니다.

권 씨 측이 항소장에서 대법원의 판결을 유독 문제 삼은 것은 고등법원에서 결정하고 항소법원에서 확정한 권 씨의 한국 송환 결정이 대법원에서 뒤집혔기 때문입니다.

지난 5일 대법원은 범죄인 인도국 결정 권한이 법원이 아닌 법무부 장관에게 있다는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을 받아들여 고등법원의 한국 송환 결정을 무효화하고 사건을 파기 환송했습니다.

대법원은 당시 판결문에서 "범죄인 인도를 놓고 두 국가가 경합하는 상황에서 법원의 의무는 피고인에 대한 인도 요건이 충족되는지 판단하는 것"이라며 "범죄인 인도 허가나 우선순위 결정은 법원이 아닌, 관할 장관이 해야 한다"고 적시했습니다.

사건이 초기화됨에 따라 고등법원은 이미 지난해 11월에 했던 범죄인 인도 심사 절차를 반복해 지난 8일 권 씨에 대해 범죄인 인도를 다시 허가한 뒤 최종 인도국 결정은 법무부 장관의 손에 넘겼습니다.

권 씨 측은 "항소법원은 일종의 최종심인데, 대법원은 최종심의 결정을 취소하는 판결을 할 수 없다"며 "권 씨에 대한 범죄인 인도 최종 결정을 위법하게 취소하고 새로운 절차를 개시하도록 한 대법원의 조치는 유럽의 인권과 본질적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유럽인권조약을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대검찰청의 적법성 판단 요청서 사본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회의 시작 20분 전에 변호인단에 전달됐다"며 "변호인단은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거나 피고인을 대리해 항변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권 씨 측이 항소했지만, 항소법원에서 최상급 법원인 대법원의 판결에 배치되는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울 것으로 관측됩니다.

항소법원이 권 씨 측의 항소를 기각해 사법 절차가 완료되면 밀로비치 법무부 장관이 권 씨의 인도국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밀로비치 장관은 지난해 11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권 씨 인도국과 관련해 "미국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대외정책 파트너"라고 밝히는 등 그동안 미국행에 무게를 둬왔습니다.

반면 권 씨 측은 경제사범 최고 형량이 40년 안팎인 한국과 달리 미국은 100년 이상 징역형도 가능하다 보니 미국보다 한국행을 요구해 왔습니다.

테라폼랩스 공동 창업자인 권 씨는 가상화폐 '테라·루나 '폭락 사태가 터지기 직전인 2022년 4월 싱가포르로 출국한 뒤 잠적했습니다.

권 씨는 이후 아랍에미리트(UAE)와 세르비아를 거쳐 몬테네그로로 넘어왔고, 지난해 3월 23일 현지 공항에서 위조 여권이 발각돼 체포됐습니다.

위조 여권 사용 혐의로 징역 4개월을 선고받은 권 씨는 지난달 23일 형기를 마치고 출소한 뒤 외국인수용소로 이송됐습니다.

이종훈 기자 whybe0419@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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