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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04 (토)

“잼버리 파행은 한국 정부 때문” 세계스카우트위원회의 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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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아닌 스카우트 조직이 대회 운영 주도했어야”

세계일보

지난해 7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참석을 위해 외국인 참가자들이 도착하고 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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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스카우트연맹이 지난해 한국에서 치러진 새만금 잼버리 파행의 원인을 한국 정부때문이라고 진단했다.

23일 세계스카우트연맹이 발간한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독립 검토 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새만금 잼버리 파행 원인으로 한국스카우트연맹의 영향력 약화, 명확한 의사소통 부재, 관계기관 간 신뢰 부족, 결여된 프로세스 투명성 등이 제시됐다.

이 보고서를 통해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한국 정부가 제공한 많은 자금으로 인해 한국스카우트연맹은 (행사 운영에서) 배제됐다. 결과적으로 한국 정부가 잼버리의 실질적 주최자가 됐고 이는 기존의 행사 조직 과제를 악화시키고 다수의 구조적, 조정상의 어려움을 야기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잼버리 조직과 진행의 다양한 단계에서 의사소통 전략 부재는 이미 상당한 어려움을 겪고 있던 행사의 어려움을 가중시켰다”고도 했다.

심지어 연맹은 주최 측의 일관성 없고 불완전하며 늦은 의사소통이 관련 모든 당사자들 사이에 신뢰 부족과 프로세스 투명성이 결여됐다는 인식을 심어줬다는 지적도 함께 제시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정부가 아닌 스카우트 조직이 대회 운영을 주도했어야 했다”면서 “정부의 과도한 개입이 구조적 문제를 유발했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는 실패했다”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해 8월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가 진행됐다. 이 대회엔 158개국에서 총 4만 3000여명이 참가했다.

하지만 야영장의 위생상태는 좋지 못했고 한여름 뙤약볕에 그대로 대원들이 노출돼 온열질환을 겪어 논란이 됐다. 새만금은 갯벌을 메워 조성한 허허벌판으로 나무 한그루 없는 대지이다.

설상가상으로 태풍 ‘카눈’까지 북상하면서 참가자 전원이 새만금에서 조기철수를 결정했고 이는 국제사회에서 미숙한 대응으로 비판을 받았다.

세계 잼버리대원들은 이 대회를 위해 수백만원의 비용을 모아 한국으로 왔는데 미숙한 대회 운영에 실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퇴영한 잼버리대원들은 전국 각지 대학교 기숙사 등으로 뿔뿔이 흩어져 보내졌다.

폐영식은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아이돌 가수 콘서트를 진행해 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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